유리섬유 제조업체 한국화이바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감사보고서를 유형자산 재평가를 사유로 정정해 눈길을 끈다. 이번 재평가로 기계장치에 대한 감정가액이 줄어들면서 법인세를 비용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화이바는 2012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정정보고를 통해 특수관계자로부터 매입한 기계장치를 독립된 감정평가법인에 의해 감정가 감액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재무제표상 기계장치 손상차손누계액 7억3000만원이 잡혔다. 이는 기계나 건물 등 유형자산이 낡아가기 때문에 미래에 그것을 내다팔았을 때 현재보다 헐값을 받게 되며 생기는 손해액을 말한다.
이어 7억3000만원이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외비용으로 계상하게 되면서 법인세를 차감하기 전 순이익이 감소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화이바는 법인세 비용이 정정전 보고서에서 4억2000만원에서 정정후 2억59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즉 기계장치 감정재평가로 법인세를 1억6000만원 가량 아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당기순이익도 1억5000만원(정정전)에서 9억3500만원(정정후)로 변경됐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내부절차에 의해서 바로 잡게 됐다”고만 설명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는 현재 기업이 유형자산을 평가할 때 기존의 원가모형과 재평가모형 중 하나를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회계처리를 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유형자산에 재평가모형을 도입할 경우 해당 자산이 포함되는 유형자산 분류 전체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형자산의 선별적 재평가는 자산 가치가 오히려 왜곡되는 현상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화이바는 조용준 회장이 1972년 경남 밀양에서 한국화이바, 한국카본(유가증권 상장사), 한국신소재 3개 회사를 설립하면서 출발했다. 2012 회계연도 기준 자산규모 2287억원의 회사다. 같은 기준 매출액 1798억원, 영업이익 49억원, 당기순이익 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관계회사로 에이디에스레일, 에이치씨네트웍스, 월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