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대출인 그림자금융이 중국의 신용버블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25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5.8%까지 급락했다가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전일 대비 0.2% 하락한 1959.51로 장을 마쳤다.
은행간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금융권 신용경색 우려가 커진 것이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중국 은행간 단기금리인 1일물 환매조건부채권(레포, REPO)금리는 지난 20일 장중 25%까지 치솟았다. 이날 1일물 레포금리는 6%선에서 움직였으나 이는 일반적 수준이었던 2~3%에 비한다면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인민은행이 그림자금융을 억제하려는 목적에 은행간 시장 유동성 공급을 중단한 것이 신용경색 불안을 촉발했다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이 보도했다.
트러스트업체와 리스업체, 전당업자와 보험업체 등 비은행 금융기관은 부동산 개발업체와 건설업체, 중소기업 등의 ‘돈줄’ 역할을 해왔다.
이들 비은행 금융기관은 부자 투자자뿐 아니라 시중은행으로부터 고금리로 자금을 유치했다. 미국, 유럽과 달리 중국 은행들의 정상적인 대출은 대형 국영기업에 몰려 있고 정부가 금리를 정하기 때문에 고금리를 장담하는 그림자금융에 자금이 몰린 것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WSJ는 전했다.
지난 2010~2012년 2년간 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불안에 대출을 억제한 반면 그림자금융 관련 기관들은 대출을 늘려왔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해 말 그림자금융 대출 규모가 36조 위안(약 6800조원)으로 2년 전에 비해 두 배 늘었다고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69%에 이르는 규모다.
그림자금융의 근간을 이루는 트러스트업체들의 자산도 같은 기간 8조7000억 위안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아직 중국에서 법과 제도가 미비해 그림자금융은 당국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또 관련 업체 대부분이 어디에 투자하는지 투자성과가 어떤지 등의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불투명한 운영을 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 금융권은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높은 저축률과 막대한 외환보유고 등이 단기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으나 경기둔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와 HSBC 등은 최근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4%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중국 정부 목표인 7.5%도 밑도는 것이다.
전망이 맞는다면 리커창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 목표를 지키지 못한 중국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