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조 단위 벤처펀드… ‘돈’보다는 ‘사람’ 보라- 권태성 산업부 기자

입력 2013-06-2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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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달리 현실적인 창업투자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지난달 31일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식에서 만난 한 예비 창업자의 말이다. 이날 입교식에는 1900여명의 지원자 중 선발된 301명이 청년창업가라는 미래의 부푼 꿈을 안고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졌다. 정부는 최근 중소벤처기업인들의 자금조달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적게는 1000억원, 많게는 조 단위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잇달아 밝혔다. 관계부처가 발표한 펀드 금액만 해도 미래창조펀드 5000억원, 청년창업펀드 1000억원, 성장사다리펀드는 2조원에 달한다.

정부의 창조경제 생태계 활성화 방안은 온통 자금 관련 정책 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중소기업 펀드 정책이 과장된 측면도 있다고 우려한다. 펀드 액수를 경쟁적으로 늘리며 실적 위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사실 더 중요한 과제는 펀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가다. 어렵게 마련된 돈을 정말로 필요로 하는 기업에 적절하게 지원해야만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많은 펀드가 생겨나면서 펀드 운용사와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경쟁을 벌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 기업의 기업가치만 오르고 마는 이른바 ‘거품현상’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벤처 투자의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현상도 벌어질 수도 있다.

정부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투자의 중요 기준은 기업의 재무제표와 영업이익률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가치에 눈길을 돌려야만 정부 지원은 성공할 수 있다. 과거 모럴헤저드가 일어났던 2000년 초·중반 벤처 거품시대의 정책 실패를 되돌아봐야 한다.

지난 20일 열린 코리아리덧포럼에서 한 기업인은 “벤처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 그 다음이 ‘기술·아이디어’, 마지막이 ‘자금’”이라고 말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정부 벤처정책은 무엇을 가장 큰 가치로 주목하고 있는 지 반문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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