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선기부 규모가 경기침체 때문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인디애나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이뤄진 자선기부 액수는 3162억3000만 달러(약 364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전년보다 1.5% 늘어난 것이지만 미국의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7년보다 오히려 8% 하락한 수준이라고 CNBC는 전했다.
100만 달러 이상의 거액 기부도 경기침체가 시작된 이후 줄었다.
미국의 경기는 공식적으로 2009년 침체에서 벗어났지만 아직 회복 속도가 느리고 불안정한 상황으로 많은 미국인이 기부 수준을 침체 이전으로 늘리는 데 주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패트릭 루니 인디애나대학 교수는 “미국인들에게 기부는 여전히 핵심적인 가치이지만 경기 사이클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이뤄지는 기부 중 상당 부분이 개인에 의한 것인데 7%를 훨씬 웃도는 높은 실업률과 집값 하락이 기부 액수를 줄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CNBC는 설명했다.
폴 셔비스 보스턴대학 교수는 “시장이 회복돼도 부유층들이 기부를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많은 기부를 하는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등을 볼 때 부유층 사이에서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전체적인 기부 규모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