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우리 안의 스티브 잡스를 구하라- 홍진석 온라인에디터 부국장 겸 온라인뉴스부장

입력 2013-06-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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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폰으로 한국에 전방위 충격파를 안긴 지 3년 6개월여의 시간이 흘렀다. IT강국이란 자존심은 단번에 무너졌고 구글과 애플이 주도한 스마트생태계 주변으로 내몰렸다. 스티브잡스의 혁신과 창조는 우리에게 근본적 반성을 요구했다. 과연 우리는 잡스나 조나단 아이브 ,에릭 스미쓰, 제프 베조스 같은 인재를 배출할 수 있을까. 애플 구글 아마존처럼 글로벌 첨단기업을 왜 만들어내지 못했을까. 이런 고민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내놓은 방안은 스티브잡스 따라하기였다. 여전히 서점에는 잡스 관련 책이 넘친다. 한결같이 그의 성공신화를 복제하고 모방해보자로 요약될 뿐이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결코 남의 길을 따라 가지 않았다. 기존의 성공루트를 무시하고 자신만의 목표와 자신만의 인생행로를 밟아 닫혀지고 고여있던 생태계를 전복하고 새로운 생태계를 창조해냈다. 스티브 잡스 따라하기는 결국 이미 알려진 모델을 추종하는 것에 불과하다. 새로운 창조와는 거리가 멀다. 혁신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다. 애플 마저도 스티브잡스 타계 이후 혁신의 고갈로 고민하고 있다. 혁신은 모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험도 함께 감수해야 한다.

물론 그간 한국경제는 주로 일본을 모델로 삼아 맹추격해왔고 일부 산업분야에서 추월하는데 성공했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창조적 도전보다 위험회피형 모방 쪽에 우리는 익숙하고 또한 잘 해왔다. 그러나 그 이상의 성취를 얻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기존의 성공해법에 매몰된 조직 개인이 대부분이다.

이제 모방에서 도전과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안에 스티브잡스가 있다는 자기확신가 필요하다. 그런 인재들이 맘껏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뛰놀 수 있는 광장이 필요하다. 몇해전부터 한류의 혁신을 가져온 오디션프로그램이 좋은 사례다. 우리안에 슈퍼스타가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그러한 재능을 갖춘 인재들이 자신의 기량을 맘껏 발휘하는 무대가 제공됐기 때문이다. 공개방송을 통해 엄정한 심사과정이 진행됐고 관객들의 평가도 반영했다. 1등은 그래서 당당했고 박수를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이러한 공정한 게임의 룰이 적용되는 그런 인재발굴시스템은 이제 다른 분야에도 확산돼야 한다. 우리안의 스티브잡스를 무시하거나 방해한 기득권 시스템과 제도가 있는 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그런 제도와 조직 인물이 남아있다면 당연히 개혁대상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아이폰충격 이후 국내 인터넷의 모바일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형 모바일 표준 (WIPI)이 사라지면서 디지털 갈라파고스를 탈출하는데 성공한 덕이다. 아이폰이 2007년 첫 등장할 때 한국에서 출시되지 못한 것은 WIPI란 모바일쇄국정책 탓이었다. 애플은 아이폰에 WIPI 탑재를 거부했고 우리나라는 2009년말에야 아이폰 출시국가 명단에 올랐다.

아이폰출시 이후 세상은 달라졌다. 모바일 대항해 시대가 열렸다. 카카오 등 스타트업 벤처들의 무대가 마련됐다. 소셜미디어 기반의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 역시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억눌렸던 끼를 새로운 무대에서 맘껏 발산하고 있다. 국내에만 그치지 않고 전세계 사용자들이 국산 모바일 서비스를 애용하면서 네이버라인과 카카오 등 가입자가 1억명을 훌쩍 넘었다.

인터넷은 전세계를 연결시키는 글로벌네트워크다. 전세계를 시장으로 삼아 돈을 벌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기도 하다. PC통신시대에나 어울리는 국내용규제는 창의적 혁신 기업들의 발목만 잡을 뿐이다. 구글은 e메일만으로 가입할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로 전세계 사용자들을 끌어모아 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했다. 여전히 WIPI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한 조직과 인맥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그들은 우리안의 스티브 잡스를 키워낼 의지조차 없어 보인다. 요즘 창조경제가 화두다. 무엇보다 게임규제 표현규제 선택권규제 등 기득권 옹호 쪽으로 쏠린 인터넷정책의 개혁을 주요과제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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