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독일을 가다]기디언 슈무엘 아이사이트 CEO “아이디어 뒷받침하는 투자 있어야”

입력 2013-06-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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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영업보다 연구개발에 중점… 한국, 국내외 투자자 유치 나서야

# 지난해 2분기 이스라엘의 외국인 투자 유출입 금액은 22억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도부터 단기채권 투자 해외자금 유출이 눈에 띄게 늘면서 외국인 투자에 영향을 미친 것. 그렇다고 단순히 이 수치만을 근거로 이스라엘에 유입되는 해외자금 규모가 미미하다고 판단하면 오산이다. 최근 3개년도를 살펴보면 지난 2010년에 외국인 투자 유출입 규모는 181억7800만 달러로 전년도(108억 달러)보다 월등히 크다.

좁은 시장, 판로의 한계를 겪는 이스라엘의 벤처·창업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해외 투자자들을 유치한 데 있다. 벤처·창업 활성화를 목표로 엔젤투자 유치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우리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은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기디언 슈무엘 아이사이트 CEO가 지난달 21일 이스라엘 헤르츨리야(Herzliya)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뙤약볕이 내리쬐던 지난달 21일, 이스라엘 헤르츨리야(Herzliya)에 위치한 ‘아이사이트(Eyesight)’를 방문했다. 이곳은 지난 2005년 설립된 이후 모바일 모션 인식 기술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빵 반죽이 묻은 손 때문에 스마트폰을 만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허공에 손을 좌우로 흔들어 전화를 받는 모습을 선보였던 팬택의 TV광고가 기억나는가. 국내 업체인 팬택이 도입한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모션인식 기술은 바로 아이사이트가 개발한 것이다.

아이사이트 기디언 슈무엘(Gideon Shmuel) 최고경영자(CEO)가 이스라엘 현지에서 이투데이를 만났다. 그는 회사 성장의 원동력으로 끊임없는 아이디어 개발이라고 말하면서도 투자 확보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모션 인식, 음성 인식 대비 편리… 회사 매각 아닌 기업력 키울 것”

아이사이트가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은 바로 연구개발(R&D)이다. 전체 직원 35명 중에 28명이 R&D팀 직원이다. 역으로 말하자면 마케팅과 영업에 속한 인력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슈무엘 CEO는 “모션인식 기술은 PC나 TV처럼 고정된 기기에 장치하기는 쉽다”며 “그러나 휴대폰은 항상 움직이고 외부 환경에 노출된다는 특징 때문에 다른 기기와 달리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슈무엘 CEO는 앞으로 휴대폰, PC 모니터, TV 등의 카메라 센서가 손 동작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행동 범위가 작고 디테일한 제스처도 인식할 수 있도록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슈무엘 CEO에게 기업 초기 성장단계가 지나면 매각 수순을 밟는 다수의 이스라엘 벤처·창업기업과 같은 과정을 택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자마자, “노(NO)”라는 그의 대답이 돌아왔다.

지난해(1~11월) 이스라엘의 분야별 인수·합병(M&A) 건수를 살펴보면 생명과학 14건, 통신 13건, IT 13건, 인터넷 12건 등이다. 이스라엘 창업·벤처기업들은 기업 매각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유리한 방안이라고 인식하면서, M&A에 상당히 개방적이다. 그러나 슈무엘 CEO는 아이사이트를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며 빠르게 설명을 이어갔다.

여러 개의 방으로 나눠진 아이사이트 사무실에서는 기술 개발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에 몰두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기업문화와 회사의 경쟁력을 인정해주는 투자자들의 조화가 직원수 35명의 작은 기업이 세계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원동력인 것이다.

슈무엘 CEO는 “음성인식 기능 장치로 약 17억원을 벌어들이는 회사가 있다”며 “모션인식 기능이 음성인식 기능보다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만큼 아이사이트는 앞으로 더욱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단호히 답했다.

▲모바일 모션 인식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아이사이트’ 회사 내부 모습.

◇“한국, 국내외 투자자 유치 필요… 우수 기술 외면하면 안돼”

기디언 슈무엘 CEO는 한국의 기업경영 문화에 대해 “안전한 것을 선호한다”고 평가했다. 슈무엘 CEO는 “한국인들은 실패를 너무 두려워 한다. 삼성 같은 경우도 그들 스스로 혼자 성장하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기업에 출퇴근하며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생활이 어떠한 측면에서는 행복감을 더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실패를 또 다른 경험이라고 인식하고, 또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슈무엘 CEO는 한국에서 창의적인 사업 아이템이 나오기 위해서는 벤처·창업기업인들의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작은 중소기업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투자를 받지 못할 때 그들을 장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학에 인큐베이터 회사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가 운영하는 ‘예다’가 매년 10개의 대학 창업을 만드는 것과 유사한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슈무엘 CEO는 “벤처·창업 투자가 활성화된다면 많은 청년들이 대학 졸업 후 대기업 입사가 아닌 창업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며 “벤처·창업 기업의 기술을 대기업들이 탈취하는 것을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같이 가져갈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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