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장의 논리를 외면하는 방통위- 박성제 미래산업부 기자

입력 2013-06-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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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치욕입니다."

‘종합편성채널’승인 정보를 공개하라는 대법원 결정이 내려지자, 방송통신위원회내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방통위 체면이 말이 아니다. 언론연대와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종편 정보공개청구에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던 방통위는 1심에서 패했다.

2심에서도 졌다. 방통위의 저항은 그간 방송사업자 정보가 공개된 적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할 수 있는 수순이었다.

여기까진 이해할만한 했다. 하지만 방통위가 또다시 항소하면서 국민 여론이 돌아섰다.

‘분명 뭔가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방통위가 방송 또한 이제는 시장논리로 접근해야 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대적 상황은 방통융합시대지만, 방송인허가는 아직도 정치적 사안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최근 KBS ‘일요진단’에서 “정치적인 고려로 4개 (종편) 채널이 한꺼번에 탄생했는데…”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방통위의 엇박자 행보로 근 2년째 이어진 소송비용에 국민 혈세는 끝없이 들어가고 있다.

기업마다 중대한 영업 비밀은 있다. 그렇다고 영업정보를 공개한다고 곧바로 숨을 거둘 회사는 없다.

각종 의혹이 난무하는 것은 정보공개에 방송사의 사활이 걸렸다며 버티는 방통위의 해명 때문이다.

주주구성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그 과정에 불법이 없었는지를 살피는 것은 당연한 절차다.

종편은 이제 시장의 거센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JTBC, 채널A, TV조선, MBN의 당기 순손실은 각각 1326억 원, 619억 원, 554억 원, 256억 원에 달한다.

적자는 값싼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진다. TV조선과 채널A의 ‘5ㆍ18 북한 개입설’ 보도 파문은 이런 적자구조가 빚어낸 필연적 결과다.

지상파에서 퇴출당한 좌충우돌 논객들을 싼값에 온종일 스튜디오에 앉혀놓는 종편들의 저비용 프로그램 양산 또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정책은 투명하고 명분이 있을 때 힘을 쓸 수 있다. 방통위는 이제 방송산업육성을 위해 힘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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