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ㆍ은행들, 불법외환거래 블랙리스트 실시간 공유

입력 2013-06-12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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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를 통한 역외 탈세 등 불법 외환거래를 막기 위한 상시감시체계가 가동됐다.

금감원과 시중은행 본점에 외환 거래 정보가 집중되면서 블랙리스트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위장법인 설립을 통한 거액 외화 반출까지 족집게처럼 잡아낼 수 있게 됐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불법 외환거래 차단을 위한 상시 감시체계 구축 작업을 마치고 이달 초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그동안 불법 외환거래와 관련해 금감원이 개별적으로 자료를 수집해왔다면 이제는 각 은행이 실시간으로 자료를 보내와 금감원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불법 외환거래 의혹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전두환 대통령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 등 20여명이 조세피난처를 통한 페이퍼컴퍼니 설립으로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시체계 구축으로 금감원은 시중은행이 보내온 자료를 토대로 특이 거래를 집중적으로 조사해 기획·테마 조사를 강화하고 은행은 외환 거래 관련 사후 관리를 강화하게 된다. 이를 통해 나온 탈세와 비자금 조성은 국세청에, 외환 사기는 검찰에 곧바로 각각 통보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지금까지 각 은행의 외환 창구가 개별적으로 외환거래를 처리하고 사후 관리까지 맡던 것을 본점 중앙 집중 방식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각 은행은 최근에 관련 시스템까지 정비했다.

그동안 외환 거래를 신고한 뒤 국외로 잠적하면 대책이 없었다. 혐의자가 나중에 다시 외환 창구를 찾아도 이를 적발해낼 수 없었다. 당시 거래 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을 이용하면 파악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시감시체제 가동과 더불어 '블랙리스트 공유' 기능이 생겨 각 은행 외환창구에 혐의자가 거래를 시도하면 '은행 공유 외환거래 블랙리스트'가 자동으로 떠서 신고할 수 있게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서는 불법 외환거래를 막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은행 개별 창구에서 이런 전문적인 일은 모두 처리하기 힘들어 은행 본점에 집중하고 또 이 정보를 금감원이 실시간으로 받아 총괄 감시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상시 감시체제 가동을 계기로 외국환거래 신고 후 고의로 사후관리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규정 위반사항에 대한 제재와는 별도로 과태료를 내도록 했다.

소재 불명, 연락 두절 등으로 자료 제출이 어려운 거래 당사자는 특별관리 대상자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언론이 보도한 전재국씨 등 20여명은 금감원의 이런 지침 시행으로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또는 특별관리대상자로 지정돼 별도 관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들은 금감원으로부터 외환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받고 있는데 대부분 관련 법규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감원은 상시감시체계를 동원해 1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해외 SPC 설립 후 대규모 외화를 반출하거나 외환 거래 후 사후 관리 의무를 2회 이상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별도 모니터링을 실시해 기획·테마 조사에 활용하기로 했다.

외환 사기 등 범국민적 주의가 필요한 사안은 '불법 외환거래 주의보'도 발령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시감시체계가 가동됐다는 것은 이제 불법 외환거래는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최근 조세피난처를 통한 역외 탈세가 사회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혐의 대상자를 포함한 다양한 위반 사례를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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