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혜 노믹스’에 힘입어 코스닥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후 100일 주가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대부터 18대까지 취임 후 100일간 코스피지수가 가장 크게 오른 기간은 ‘MB정부’때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일인 2008년 2월 25일 코스피지수는 22.68포인트나 상승하며 1700선을 회복했다. ‘취임일=주가하락’ 징크스를 깬 첫번째 대통령이었다.
서브프라임 이후 조정을 받던 코스피지수는 대통령 취임과 함께 정책 모멘텀이 강화되면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MB정부의 ‘친시장·친기업’ 경제관이 투자심리를 강하게 자극했다. 2008년 5월 미국의 금융기관 부실 및 퇴출이 본격화하면서 조정을 보였지만 이 전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코스피지수는 7.9%나 올랐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와 이라크 전쟁 우려, 카드사 부실 속에서도 100일간 3.9%의 수익을 얻었다. 주요 지표들이 바닥을 찍으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난 덕이다.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인 기간은 ‘국민의 정부’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말기 터진 IMF사태를 그대로 물려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IMF 권고안대로 부실 금융기관을 퇴출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이에 코스피지수는 김 전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38.5%나 뒤로 밀렸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북한의 전쟁 위협과 엔저 타격으로 취임 후 100일간 코스피지수가 0.9%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7.6%), 일본 니케이(21%), 중국 상하이지수(-0.6%)와 따로 노는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이 뚜렷했다.
코스닥은 ‘박근혜 정부’가 가장 우수했다. 경제민주화 속에서 중소기업 육성정책이 투자심리를 강하게 자극했다. IT부품주, 바이오, 육아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코스닥지수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9.4% 상승했다.
규제개혁 속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혜택을 마련한 ‘참여정부’ 역시 8%라는 높은 수익을 얻었다. ‘국민의 정부’는 IMF 타격으로 인해 코스닥지수도 -18.6%나 급락했다.
코스피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인 ‘MB정부’는 취임 후 100일간 코스닥지수가 -1.4% 뒤로 밀려 시장별 가장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 전 대통령의 경제관이 주로 대기업에 집중되면서 중소기업들의 활동 영역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감이 투자심리를 억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