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100일 증시성적표]실적 탄탄 중소형주, 정책 편승 ‘묻지마 투자’ 밀어내

입력 2013-06-1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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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정부 땐 닷컴 열풍 IT주 강세… MB정부 시절 ‘녹색성장’이 주목

“옥석을 가릴 테마주조차 구경하기 힘든 게 요즘 코스닥시장.”

A증권사 연구원의 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테마주 실체를 확인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쏟아졌지만 최근엔 실체를 확인하고 싶어도 테마주가 실종된 지 오래다.

코스닥지수가 강세를 보이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시가총액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테마주들은 보이지 않고 있다.

코스닥지수의 강세를 이끌었던 과거와는 달리 실적 위주의 중·소형주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박근혜 정부에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정책이 발표되지 않는 점 등이 테마주의 실종 원인으로 꼽힌다.

◇2000년 IT 등 테마주로 코스닥 활황 = 과거 코스닥시장을 이끌었던 것은 정부 정책 등에 편승한 각종 테마주들이다.

2000년대 초반 코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2834.40을 기록한 원동력은 전 세계적인 증시 활황과 김대중 정부의 정보통신(IT) 산업육성 정책의 영향이 컸다. 특히 당시는 나스닥·코스닥 등 각국 기술주 시장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시기다. 2000년 3월 미국의 나스닥 지수는 5000선을 돌파하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코스닥 지수는 하락세를 거듭해 2004년 4월에는 320선까지 떨어졌다. 닷컴 열풍이 꺼지기 전 코스닥의 상승세를 주도했던 IT 기업들은 폭락했다.

코스닥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전 세계 금융위기가 터지기 바로 직전이다. 2007년 7월 코스닥 지수는 840선까지 회복했다.

이때 역시 2004~2007년까지 이어진 전 세계적인 경기 호황의 영향을 받았다. 또 당시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에너지·자원 개발 테마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컸다. 줄기세포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주들도 한때 엄청난 테마를 이루며 급등했다.

하지만 2008년 9월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코스닥 시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리먼 사태가 터지고 한 달 만에 코스닥 지수는 3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전 세계 금융시장은 양극화가 심해졌으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줄어들면서 코스닥 시장은 긴 침체에 빠졌다.

◇리먼 사태 이후 또다시 테마주 형성 = 침체된 코스닥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러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테마주였다. MB정부가 들어서면서 ‘녹색성장’이 국정기조로 자리매김하자 태양광·풍력·LED관련업에 뛰어드는 ‘녹색테마주’들이 쏟아졌고, 투자자들은 이 녹색테마주들에 열광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정부 주도로 한국거래소(KRX)는 녹색산업지수까지 만들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초반 전기차 테마주들이 승승장구했다.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보급해 20조원 시장을 만들겠다’던 이명박 정부의 계획을 믿은 투자자들은 전기차 테마주에 달려들었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테마주에 이름을 올렸던 업체들의 실적은 부진했다. 전기차 테마주에 편입돼 주가가 오르던 일부 업체들은 AD모터스보다 앞서 증시에서 사라졌다.

영화 아바타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3D 테마도 활개를 펼쳤다. 3D TV뿐 아니라 3D TV용 안경, 3D애니메이션을 사업 목적에만 추가해도 테마주들의 주가는 활활 타올랐다. 하지만 2012년초 3D테마주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정책 부재와 탄탄한 중소형주 ‘눈길’ = 올해 들어 코스닥지수는 코스피지수와 달리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지난 5월말 코스닥지수는 연중 최고치를 수차례 경신했고, 600선까지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쏟아졌다.

코스닥시장 강세가 이어지면서 시가총액도 지난해말 109조1219억원보다 21.4% 늘어난 132조445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가 상승했음에도 정책 등과 맞물린 테마주들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호재성 뉴스에 새로운 테마주가 형성되고 있지만 일회성 단기 테마주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최근 코스닥시장에서는 진드기 테마주, AI테마주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그렇다면 왜 코스닥 강세에도 테마주들이 실종된 것일까. 전문가들은 테마주들보다는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하는 중소형주들의 강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간 지속한 중소형주 강세 현상이 경기둔화 국면에서 개별종목 투자로 수익률을 확보하려는 요구와 맞물리면서 더 커졌다”며 “2009년 이후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성과를 비교하면 대형주가 97%가 상승한 데 비해 중소형주는 무려 144% 올랐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A증권사 연구원은 “중소형주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 주도주로 자리매김하면서 테마주에서 펀더멘털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됐다”며 “테마주보다 향후 주가 상승 움직임이 확실한 종목을 위주로 투자자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장을 이끌 만한 정부의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거 전기차 육성 등에 비해 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만한 정책이 눈에 띄지 않다는 이유다.

B증권사 연구원은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는 녹색성장이라는 명목으로 각종 테마주들이 형성됐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굵직한 현안들이 있지만 세부적인 내용이 나오고 있질 않아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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