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의 시선]준비되지 않은 축구국가대표팀

입력 2013-06-0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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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하던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월드컵대표팀이 레바논과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가까스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본선행에 암초를 만났다.

외형상 조 1위다. 2위 우즈베키스탄과 3위 이란을 상대로 홈에서 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일정상 유리하다. 무엇보다 2위까지 주어지는 직행 티켓을 자력으로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경기력이다. 한국은 통산 8차례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고 지난 7번의 월드컵에 개근했다.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80년대 중반 이후 시공을 초월한 강팀의 입지를 굳혔다. 때문에 더 이상 팬들은 승리하는 것만으로는 기뻐하지 않는다. 내용상으로 만족하지 않으면 가차 없이 경기력을 비판한다.

물론 그간의 역사가 월드컵 본선행을 보장하진 않는다.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4강까지 진출했던 역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레바논전에서 나타난 경기력은 실망 그 자체였다. 축구는 어느 한 팀이 경기 중 100개의 슛을 해도 1개를 시도해 성공시킨 팀에게 패하는 스포츠다. 판정승은 없다. 때문에 강팀이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한국은 분명 레바논보다 전력이 앞선다. 중립지역에서 10번 대결한다면 7번 이상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다.

그만큼 이번 경기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스스로 자초한 면도 분명히 있다. 준비 과정에서의 아쉬움이다. 최종예선을 단 두 경기만 남겨놓은 시점임에도 아직까지 일부 포지션에는 선수 테스트가 계속되고 있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는 변명은 매번 등장하는 ‘모범답안’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실력을 갖춘 나라들 중 선수들이 여유 있게 손발을 맞출 수 있는 팀이 얼마나 될까. 단언건대 거의 없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한국은 적어도 아시아에서 최상위 수준이다. 차라리 예선은 비교적 호흡을 맞추기 용이한 국내파와 가까운 J-리거 위주로 구성해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부상도 마찬가지다. 한두 명의 간판선수가 부상으로 빠진다 해서 경기력에 큰 차이를 보인다면 이 역시 큰 문제다. 2년이 넘는 예선 일정을 치르는 동안 부상자나 징계로 인한 전력누수 없이 일정을 소화하는 팀도 거의 없다.

흔히 운도 실력이라고 말한다.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가 팀을 구하는 일도 많다. 하지만 대표팀에 속한 선수에게 혜성처럼 등장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항상 준비하고 기다렸기에 따라오는 당연한 결과다.

위기에 놓인 한국축구지만 여전히 본선행 가능성은 높다. 본선행이 확정되면 감독 선임부터 선수 선발, 주전 결정, 평가전 상대 물색 등 할 일은 더 많아진다. 본선 진출이 확정된다면 월드컵을 앞두고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뽑을 선수가 없다” “확실한 주전이 없다” 등과 같은 상투적인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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