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경영 20년]“방심하면 뒤처진다”… 100년 먹을거리 찾아 다시 앞으로

입력 2013-06-0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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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전자 세전 이익 29조… 스마트폰 비중 70% 기형적 구조

▲삼성전자의 신수종 사업중 하나인 의료기기 사업. 사진은 삼성전자의 ‘혈액검사기’를 연구원이 들고 있다.

“신경영 20주년이 됐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10년 뒤엔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이 하나도 없을 수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앞으로 100년을 내다볼 새로운 성장동력 구축에 골몰하고 있다. 이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삼성이라는 이름을 글로벌 톱에 올렸지만, ‘고인 물은 썩는다’는 간단한 진리를 되새기고 있는 것.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를 선점해 글로벌 경쟁자들을 압도해야 하는 것은 물론,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지난 2011년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플랜트 기공식.

◇스마트폰 ‘과부하’… 신성장동력 만들라= ‘애니콜’과 ‘갤럭시’로 이어지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삼성의 현재 위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스마트폰 의존적 구조가 굳어질 경우 미래 사업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점점 커진다. 실제 지난해 삼성그룹 전체의 세전이익 39조1000억원 가운데 삼성전자는 29조원을 도맡았다. 그 중 스마트폰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만 무려 19조4000억원이다. 스마트폰 사업 한 개가 회사 전체의 70%, 그룹 전체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기형적 구조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미래 신수종 사업의 발굴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현재 삼성이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는 생명과학, 생활용로봇, 소재부품, 헬스케어, 보안솔루션 사업 등 다양하다. 이중 지난 2010년 5월 밑그림을 그린 삼성의 5대 신수종사업은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태양전지 △LED △자동차용 전지로 압축된다. 이들 신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은 2010년 말 신설된 미래전략실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삼성이 오는 2020년까지 이들 신사업에 들이는 투자금액은 총 23조3000억원.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이들 사업에서 50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일자리도 4만5000여개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삼성은 과감한 인수·합병(M&A)과 투자를 통해 의료기기와 바이오제약 사업에서 성공적으로 씨앗을 뿌렸다는 평가다.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자동차용 전지 사업도 분위기가 좋다. 하지만 본 궤도에 오르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전기차용 배터리 자회사인 SB리모티브의 제품 개발 사진. (사진=삼성전자)

◇100년 기업 위한 또 다른 과제는= ‘삼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적인 이름이 됐다. 사회·문화·정치 등 각 분야에서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영향력을 갖췄다. 여기에 함정이 있다. 힘이 커진 만큼 반기업 정서의 1차 표적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등 각종 정책은 상당 부분 삼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독주에 대한 우려와 견제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삼성의 롤모델은 스웨덴 최대 재벌‘발렌베리(Wallenbery)’다. 이 기업은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 스웨덴 전체 시가총액 중 3분의 1을 차지한다. 종업원이 40만명으로 스웨덴 전체 인구의 4.5%에 이를 정도로 스웨덴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5대째 경영권이 세습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발렌베리는 경기가 어려워져도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창출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쌓은 국민이 사랑하는 국민기업의 위치에 올라섰다.

삼성이 원하는 것도 국민적 신뢰와 존경을 받는 1위 기업이다. 최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에 10년 간 1조5000억원을 출자하고, 5년 동안 5만명의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는 등 새로운 프로젝트를 내놓은 것도 정부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이러한 사회공헌프로그램뿐 아니라, 그룹의 지배구조를 더욱 투명하게 하고, 건전한 자본주의 형성을 위한 사회·경제적인 기여 등이 뒤따른다면 삼성은 비판적인 시선을 딛고 국민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승계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도 삼성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차기 회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된 것도 경영권을 물려받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현재 삼성 계열사 중 일부를 분리해 별도의 그룹을 이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 레저 등의 사업을, 이서현 부사장은 의류 계통의 사업을 맡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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