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2013년 임금·단체협약이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사 측은 ‘위기설’을 포석으로 놓았지만 노조는 ‘여론 몰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임단협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지난 24일 사측의 불참으로 1차 교섭이 무산된 데 이어 29일 2차 교섭마저 불발됐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최근 산재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사 측이 교섭마저 성실하게 응하지 않고 있어 노사 관계가 냉각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달 5일 인천공장에서 3차 교섭을 가진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8일 임단협 상견례를 겸한 1차 교섭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엔저나 환율 문제로 1분기 실적이 36% 하락하는 등 올해 상황이 예년과 다르다”며 “대외 여론이나 국제 경제를 염두에 두며 협조해서 좋은 성과를 도출하자”고 강조했다.
노조는 △기본급 13만498원 인상 △상여금 800%(현 750%) 인상 △완전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정년 61세 연장 등 70여개 항목을 요구하고 있다. 이 중에는 현대차가 수용하기 어려운 안들이 많아 협상은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기아자동차의 임단협은 ‘별도 요구안’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아차 노조는 별도 요구안에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 전환 △직군차별 철폐 △심야보전 수당 정률 지급 등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최종 확정안을 봐야겠지만 현 상황에서 모두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현대하이스코도 불황을 내세우며 노조와의 긴장감을 높였다. 지난 22일 순천공장에서 가진 임단협 상견례에서 정순천 현대하이스코 전무는 “대내외적으로 경제가 많이 안 좋은게 현실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노조 측은 “당진 2공장이 조기 완공으로 상업생산에 들어갔으며 회사 매출이 1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며 “이에 걸맞는 성과분배를 해야 한다”고 강하게 대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