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희, 20년의 기다림… 기회도 노력으로 만들다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3-05-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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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연기자 데뷔 후 ‘주인공 친구역’만… 첫주연 ‘인어아가씨’서 연기력 폭발 대성공

요즘 방송 시장의 막강한 강자로 떠오른 중국에서 최고 인기를 얻는 한국 탤런트는 누구일까. “고마운 일이지요. 중국 팬들에게 드라마로 관심을 받으니 한국 연기자로서 큰 자부심을 느껴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요즘 중국 항저우에서 드라마 촬영에 여념이 없는 스타 장서희(41)다.

그는 중국에서 한국 연기자로는 최고 수준의 출연료를 받고 중국 드라마에 출연하는 한류스타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화권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스타로 자리매김한 장서희가 성공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녀가 눈물을 쏟은 두 번의 시상식에서 그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다. 지난 2002년 MBC연기대상과 2009년 SBS연기대상 시상식이다.

2002년 MBC 연기대상에서 장서희는 대상 트로피를 들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1981년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모델과 아역 탤런트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1989년 MBC 19기 공채 탤런트로 성인 연기자로서 새 출발을 했다. 하지만 그녀는 항상 번듯한 캐릭터가 아닌 ‘주인공의 친구역’이 전부였다. 그 세월이 20년이다. 단역을 하면서 공채 동기인 오연수와 음정희의 화려한 스타로의 비상을 지켜봐야 했다. 그래서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며 단역을 열심히 연기했다고 했다. “단역만 맡다 열심히 해서 주·조연역을 하게 됐는데 타이틀 촬영 이틀 전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조감독한테 연락했다가 ‘서희야, 미안하다. 주·조연역이 다른 연기자로 바뀌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됐고 혼자 화장실에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보통 신인들이나 연예인들이 무명 생활 20여년을 견딘다는 것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다. 너무나 힘든 일이다. 거기에 캐스팅을 둘러싼 좌절까지 맛보면 연예계를 떠난다.

화장실에서 수없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연기자라는 자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주인공 친구역이었지만 최선을 다했다. 장서희는 “20년이 넘는 단역 시절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같던 기억이었다. 그러나 ‘다 내 탓이다’ 생각하니 편했다. 내게 실력이 있었다면 내가 됐겠지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 전엔 신세 한탄도 하고 피해의식도 있었는데 ‘다 내탓이다’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라며 마음을 다잡았고 했다. “각 방송사를 다니며 안 해 본 역할이 없었다. 단역이지만 ‘이 신에서 만큼은 내가 주인공이다’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그 모습을 알아봐 주시는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는 장서희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인어아가씨’의 주연이었다. 보란 듯이 서러운 눈물을 쏟으며 20여년 갈고 닦은 연기력을 유감없이 선보여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스타덤에 우뚝 섰다. 20여년의 고통을 감내하며 노력한 결과물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작은 배역이라도 최선을 다하며, ‘기회도 노력이다’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던 것이 장서희의 화려한 스타로서의 성공의 강력한 원동력이었다. 장서희는 “11세에 데뷔해 31세 때 ‘인어아가씨’로 첫 주연을 맡았다. 그동안 계속 무명이었다. ‘남들은 한 우물만 파라고 말하는데 왜 난 20년 동안 파도 이렇게 보상이 없을까’ 싶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아서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2009년 그녀는 또 한번 시상식에서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SBS연기대상에서 대상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두 번째 대상 트로피에 그녀의 두 번째 성공 비결이 숨겨 있다. “MBC연기대상을 수상한 뒤 3년간의 슬럼프에 빠지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오랜 무명과 조연 생활로 ‘인어아가씨’로 대상을 받은 뒤 찾아온 슬럼프 상황에서 ‘아내의 유혹’을 만났어요. 정말 죽기 살기로 드라마에 매달렸어요.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나 봐요.”

막장 드라마의 대명사로 불리던 ‘아내의 유혹’ 평판의 불리함에도 뛰어난 연기력 하나로 연기대상을 수상한 장서희는 연기자로서의 슬럼프와 위기를 연기 분야에 새로운 도전으로 극복해 나간 결과였다.

‘인어아가씨’ 이후 몇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고 결과는 참담했다. 장서희 위기설이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왔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장서희는 새로운 캐릭터에 과감하게 도전해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을 했다. 또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 진출해 연기활동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며 슬럼프를 적극적으로 이겨 나갔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 진출해 ‘수당영웅’ ‘서울 임사부’ ‘경자풍운’ 등 중국 드라마에 출연하며 중국 내 최고 한류스타로 우뚝 선 장서희는 “중국 활동 내내 ‘한국 배우는 실수도 없고 굉장히 노력하더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첫 드라마 때는 정말 한 번도 NG를 안 냈다. 자존심이라 생각하고 NG를 내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며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랜 단역과 무명생활에도 포기하지 않고 ‘작은 배역은 있어도 작은 배우는 없다’는 생각과 ‘기회도 노력이다’라는 각오로 연기에 임했던 장서희는 연기자 데뷔 20년 만에 대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대성공 뒤에 찾아온 위기와 슬럼프를 중국 진출과 새로운 캐릭터 출연이라는 과감한 도전과 노력으로 의미 있는 성공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장서희의 성공은 연기자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의미 있는 승리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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