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이웃나라 일본에서 올해 1월 최초 사망 사례가 확인되면서 4월에야 진단 신고 기준을 만들어 전국 병원에 배포했다.
급기야 16일 제주도에서 SFTS 의심 환자가 사망하자 보건당국은 분주해졌다. 과거 원인 모를 고열 증상을 보인 환자 가운데 SFTS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5건에 대한 역추적 조사 결과를 서둘러 내놓은 것이다.
SFTS 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2009년 중국에서 최초로 발견됐고 사망자만 중국과 일본을 합쳐 130여명에 이른다.
신종 바이러스는 적기 대응이 어렵다 치자. 하지만 중국에서는 꾸준히 국제적 수준의 논문이 나오고, 일본 또한 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동안 우리 정부는 과연 선제적 대응을 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우리나라와 인접한 국가에서 지속적 발병 상황이 보고되면 국내에서 보고된 바 없다고 해도 향후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진단 신고 기준을 좀더 빨리 만들어 배포했더라면 의사들이 더욱 명확한 진단을 내렸을 것이고, 최소한 지난해 사망한 환자 가족들은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알 수 있지 않았을까.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살인진드기’라는 무시무시한 별명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제 공은 정부와 학계로 넘어갔다. 과거부터 계속 있었던 바이러스인데 이제야 확인이 된 것인지, 치사율은 어느 정도인지, 가축도 사람처럼 물려서 감염이 되는지 등을 철저히 규명해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의료 선진국으로서 국가적 대응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 보건을 위해서는 지나쳐도 늘 부족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