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유럽의 공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영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최근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지수 2013(Global Manufacturing Competitiveness Index 2013)’ 보고서에서 “터키는 유럽과 전 세계 시장의 ‘떠오르는 스타(rising star)’”라고 평가했다.
딜로이트는 또 “터키는 경쟁력을 날로 개선했으며 독일 다음으로 유럽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조업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터키는 유럽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으며 터키의 기업들 역시 유럽연합(EU)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터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베스텔은 주문자제조방식(OEM)으로 TV를 생산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판매되는 TV의 18%를 만들고 있다.
베스텔이 지난해 생산한 TV는 1000만대이며 이중 EU에서 판매된 TV는 800만대에 이른다.
투란 에르도안 베스텔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터키에서 TV산업 부문의 수출 리더”라면서 ‘유럽의 팍스콘’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오는 2015년까지 EU TV시장 점유율을 25%로 끌어올릴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터키 서부 이즈미르 근처의 베스텔 공장의 인력은 1만2000명에 달한다. 에르도안 CEO는 “(이 공장이) EU에서 최대”라고 강조했다.
유럽의 경기 성장 둔화와 다른 시장의 발전으로 터키의 대(對) EU 수출 비중이 지난 2007년 56%에서 5년 후인 2012년 39%로 줄었지만, 에르도간 CEO는 EU가 최대 단일시장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터키는 지난 1995년 12월 EU와 관세동맹을 체결하면서 성장 모멘텀을 얻었다. 또 EU 회원국으로 가입하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마리 리페르 EU 대사는 최근 터키를 방문해 “관세동맹은 최근 수년간 터키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면서 “터키가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터키에 진출한 유럽기업들은 1만4000여개에 달한다.
터키의 외국인직접투자(FDI)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율은 70~80%다. 또 생산의 40%를 EU에 수출하고 있을 정도로 EU는 터키 기술 발전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AT커니가 발표한 직접투자 신뢰지수에 따르면 터키는 2012년에 FDI 매력도에서 전 세계 13위를 기록했다.
터키로의 외국인직접투자는 지난 2011년 159억 달러로 2010년의 90억 달러에서 크게 증가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터키의 경제가 도약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7일 터키의 국가 신용등급을 ‘Baa3’로 올리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터키의 부채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36%로 지난 2009년 초 이후 10%포인트 낮아졌다”면서 “부채 비율이 내년에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터키의 EU 가입 반대를 철회하면서 터키의 EU 가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리페르 EU 대사는 “터키를 EU 경제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터키는 큰 신흥시장으로 EU는 터키와의 경제와 금융 전망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