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 소속 요원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공보실은 이날 “FSB 산하 방첩 기관이 이날 새벽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 3등 서기관으로 위장해 활동하면서 러시아 정보기관 관계자를 포섭하려 시도한 포글 라이언 크리스토퍼 CIA 요원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공보실은 “체포 당시 크리스토퍼의 몸에서 특수 기술 장비와 포섭 대상에게 건넬 문서로 된 지령·거액의 현금·위장용 화장품 등이 발견됐다”면서 “용의자는 필요한 조사를 받은 뒤 미국 대사관에 인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보실은 “최근 들어 미 정보당국이 수 차례 러시아 정보기관과 특수 기관 직원들을 포섭하려고 시도했으며 FSB 방첩 기관은 이를 추적해왔다”고 전했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크리스토퍼 체포에 대한 언급을 거절했다. 마이클 맥폴 미국 대사 역시 언급을 삼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맥폴 대사를 15일 청사로 초치했다고 전했다.
스파이 사건은 이달 초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러시아 방문으로 한동안 심각한 갈등을 겪어온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 터져 미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