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論]미운 오리에서 창조경제를 배운다-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입력 2013-05-0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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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의 ‘미운 오리새끼’라는 동화가 있다. 새끼 오리들 사이에서 생김새가 달라 다른 오리들의 괴롭힘을 당하는 어린 백조가 집을 떠나 춥고 외로운 겨울을 보낸 후 자신이 백조임을 깨닫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며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다. 이 동화는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꿈을 잃지 않고 이겨내야 더 큰 세계를 품을 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새 정부의 핵심철학은 창조경제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며, 산업 간 벽을 허문 경계선에서 꽃을 피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오랫동안 세계경제에 드리워진 먹구름을 헤치고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창조경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그 실체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며, 또 어떻게 구현해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존재하는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란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가치로 두고 새로운 부가가치, 일자리,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결국 창조경제는 경계를 허물어 창의적 아이디어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도전과 모험정신으로 새로운 세상을 얻게 되는 미운 오리새끼 얘기는 본보기가 될 만하다.

지난해 한국예탁결제원은 증권 거래에 따른 증권과 대금을 상호 교환해 결제하는 증권결제시스템을 새로이 오픈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자본시장은 짧은 시간에 양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일궈냈으나, 증권 거래에 따른 결제는 결제일 오후 늦게 종료되는 만성적 지연 문제를 갖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참가자들의 증권 활용성은 떨어지고 결제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껴왔다.

이에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정부 지원 아래 중앙예탁결제기관인 예탁결제원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 시장운영기관인 한국거래소가 시장 참가자들과 합심해 증권시장 결제제도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고, 예탁결제원이 2년여의 노력 끝에 새로운 증권 결제시스템을 개통하게 됐다.

이러한 개편 과정에서 과거의 문제를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시장 참가자의 의견과 선진화된 글로벌 표준을 반영한 새로운 제도도 함께 도입했다. 비록 지난 1년간 자본시장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 했지만 증권시장의 결제완료 시간을 2시간 이상 단축하고 장내·외 시장 간 결제교착(grid lock)을 해소하고 장외 주식시장의 청산기능 도입을 통해 참가자들의 결제부담을 매일 1.3조원 완화시키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최근 금융정책당국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금융부문 지원 및 금융산업 발전전략 추진을 통한 미래 창조 금융을 일궈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에서 창조경제의 꽃을 피우는 데 밑거름이 되겠다는 것이다. 창조경제는 산업 간, 부문 간, 업계 간, 기관 간 벽을 허물고 서로 머리를 맞대어 경제적 창조성을 융합시켜 국민의 삶의 질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개별 기관 간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국민경제 우선이라는 가치로 통합을 이끌어낸 신증권결제시스템 구축은 창조경제의 작은 사례라고 자평해 본다. 새롭게 구축된 신증권결제시스템의 안정적 정착이 우리 자본시장에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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