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이 피의자 호송을 위한 경찰차량 운행 시 반드시 블랙박스를 작동하도록 6일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전모(40)씨는 경찰관에게 검거돼 조사를 받고 유치장이 있는 다른 경찰서로 가는 형사기동대 차량 안에서 경찰관에게 얼굴과 머리 등을 여러 차례 폭행당했다며 지난 1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해당 경찰관은 진정인을 유치장에 구금하기 위해 호송 중 진정인이 술을 깨도록 목덜미와 뺨 등을 가볍게 친 사실은 있지만 폭행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인권위 조사결과 피진정인 경찰관중 1명이 지난 1월18일 새벽 2시께 술이 취한 상태에서 경찰서에 복귀해 진정인을 호송하는 과정에서 무전취식 혐의에 대한 반성의 태도가 없다는 이유로 진정인의 얼굴 등을 10여 차례 폭행했고 동행한 경찰관 1명은 이를 제지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피진정인들은 또한 진정인의 호송을 중지하고 사무실로 다시 데리고 돌아와 그 중 진정인을 폭행한 경찰이 진정인과 캔맥주를 나누어 마신 뒤 당일 새벽 4시께 진정인을 귀가시켰다고 인권위는 전했다.
인권위는 이들 경찰관이 자체 감찰조사를 받고 각각 해임과 정직 1월의 중징계를 받았고 독직폭행 혐의 등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피진정인들에 대한 책임을 묻는 조치는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권위 관계자는 “경찰청이 피의자 인권보호 및 법집행 투명성 확보를 위해 2011년부터 모든 경찰차량에 블랙박스 장착 및 운행 시 작동을 의무화하도록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 경찰관들은 블랙박스를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인권위는 해당 경찰서장에게 피의자 등 호송을 위한 경찰차량 운행 시 경찰청 방침에 따라 블랙박스를 작동하도록 하고 이에 관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