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결승행 도르트문트, 과거의 영광 재현하나?

입력 2013-05-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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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1994-95, 1995-96 시즌 연달아 리그를 제패한 뒤 2001-02 시즌에도 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바이에른 뮌헨과 더불어 분데스리가를 양분하는 양대산맥이었다. 1996-97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차지하며 도르트문트의 이름을 전 유럽에 각인시켰다.

90년대 후반 찬란한 성과를 이룩하며 승승장구하던 도르트문트는 1999년 7월 주식시장에 구단을 상장했고 이후 공격적인 영입을 계속했다. 2000년을 전후해 토마스 로시츠키, 얀 콜러, 마르시오 아모로소, 에버톤 등이 새롭게 팀에 합류했다. 당시 구단주였던 게르트 니바움과 단장이었던 미하엘 마이어는 스타급 선수들을 끌어 모으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구단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부상과 그에 따른 부진으로 신음했고 팀 성적도 곤두박질 쳤다. 2002-03 시즌 3위를 차지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최종예선으로 밀려난 도르트문트는 브뤼게와의 최종 예선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UEFA컵(유로파리그의 전신)으로 밀려나면서 당연한 듯 보였던 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막혔고 이는 곧 몰락의 지름길이었다. 미래의 성적을 담보로 한 모험적인 투자는 반드시 성적이 동반돼야 하지만 기대와는 다른 행보로 위기를 겪었다.

결국 “가장 가치있는 구단이 되겠다”던 목표 아래 시행한 공격적인 투자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몸값의 선수들이 모인 팀”이라는 비아냥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재정은 파탄에 이르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몸값은 꼬박꼬박 지급해야 하는 만큼 없는 재정은 결국 바닥을 드러냈고 2007-08 시즌에는 13위까지 떨어지며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2000년대 중반 부채가 무려 9800만 유로(약 1420억원)에 달하며 파산 위기를 겪기도 했던 도르트문트는 2008-09 시즌 위르겐 클롭 감독이 부임하며 유스팀을 중심으로 팀을 정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클롭 감독이 홀로 이룩한 것은 아니다. 단계별 유스팀 코치들과 긴밀하게 협조해 전술을 일치시켰고 프런트는 각고의 노력으로 긴축재정을 펼쳐 재정을 안정시켰다. 몸값 높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몸값이 낮은 아시아와 동유럽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 선수 수급처를 다양화한 것도 주효했다.

2010-11, 2011-12 시즌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오른 도르트문트는 2000년대 초반까지 리그를 호령하며 전 유럽에 이름을 떨치던 당시와 여러모로 닮아있다.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한다 해도 이미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했고 준우승 상금만도 650만 유로(약 94억2200만원)다. 물론 우승을 차지하면 이보다 많은 1050만 유로(약 152억2000만원)의 상금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금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약 6000만 유로(약 869억7000만원) 이상의 중계권료가 확보돼 있고 입장료 분배금까지 유입될 경우 도르트문트는 일약 부자구단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전력누수가 아쉽긴 하지만 마리오 괴체의 이적으로 3700만 유로(536억3000만원)의 이적료를 챙긴 점도 순수하게 재정적인 관점에서는 플러스 요인이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이적할 경우 적어도 2500만 유로(약 362억4000만원) 이상의 이적료가 기대되는 만큼 더 이상의 재정 확충도 가능하다.

도르트문트는 어느 날 갑자기 강호로 부상한 팀이 아니다. 과거의 영광을 고스란히 간직한 명문 클럽이다. 이미 약 10년 전 무리한 투자가 곧 성적으로 직결되진 않는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낀 만큼 올시즌의 영광에 결코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돈을 벌었다 해서 무리하게 투자하지도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했을 당시의 도르트문트보다 올시즌의 영광 이후 찾아올 도르트문트의 성공시대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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