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굿네이버스, 토종 NGO…소통·회계투명성으로 지구촌 ‘좋은 이웃’ 자리매김

입력 2013-05-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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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하 굿네이버스 회장 인터뷰

“굿네이버스는 지난 7년간 폭발적 성장을 했습니다. 창립 당시 8명이던 직원 수는 현재 국내외 3000명이고 128명이던 후원자는 26만여명으로 급증했습니다. 과연 내가 이 시기에 어떻게 은퇴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세계 유수 비정부기구(NGO)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관으로 성장한 굿네이버스. 20년 넘게 굿네이버스를 이끌어 온 이일하(66) 회장이 은퇴를 결심할 당시의 소회를 밝혔다.

지난해 4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한동안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는 이 회장을 서울 용산의 굿네이버스 본부에서 만났다. 그는 걸음이 조금 불편한 것만 빼고는 다행히 건강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굿네이버스 창립 멤버인 그는 최근 후계자를 정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 서비스에 대한 그의 아이디어와 열정은 ‘은퇴’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1991년 한국이웃사랑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해 올해 창립 22주년을 맞는 토종 NGO인 굿네이버스는 한국에 국제본부를 두고 해외 30개국, 179개 사업장 및 3개의 모금국과 북한 및 국내 11개 시·도본부, 52개 지부, 93개 사업장에서 전문사회복지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일하 굿네이버스 회장은 서울 용산구 굿네이버스 본부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창립 22주년을 맞는 소회를 밝혔다. (사진=양지웅 기자)
굿네이버스는 매년 20~30% 성장을 계속해 왔다. ‘해외 현장에서 결연시킬 아동이 없을까’라는 걱정을 할 정도였다고. 규모로 보면 월드비전과 어린이재단 다음이지만 매년 성장률로만 보면 굿네이버스가 단연 1등이다.

2008년 ‘2020프로젝트’라는 10년의 장기 계획을 세웠는데 5년이 지난 현재 계획했던 것 이상의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그는 말했다.

“굿네이버스가 성장이 멈출 때쯤 손을 떼겠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계속 성장 중입니다.(웃음) 국내외적으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지만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이 국제무대에서 통한다는 자신감을 갖는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봅니다.”

1994년 르완다 긴급구호 활동을 시작으로 유엔과 지속적 협력사업을 진행해 온 굿네이버스는 1996년 국내 최초로 유엔이 NGO에 부여하는 최고 지위인 ‘포괄적 협의 지위’를 부여받았다. 이것은 유엔의 아동, 여성, 노동 등 다양한 위원회에 모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다.

굿네이버스는 서양 사람들이 주축이 돼 활동하는 세계식량계획(WFP)에 참가하는 유일한 동양 단체이기도 하다.

이 같은 비약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소통과 회계투명의 원칙, 현장의 다양한 아이디어 등이 기부 문화를 활성화시킬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늘 “묻지 말고 실행하라”고 주문한다. 굉장히 많은 권한을 조직의 하단으로 내려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권역별로 소통체계를 만들고 권역 본부장들이 대부분의 사업을 총괄하고 책임을 진다. 10개 지부의 담당자들도 정기적으로 모여 소통의 장을 만든다.

굿네이버스는 창립 때부터 모든 회계 원칙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캠페인을 해 봐야 소용이 없다”면서 “기부를 받아 쓰는 단체들이 투명하고 전문적으로 해 주면 기부하는 사람들도 기분 좋고 NGO들의 신뢰가 쌓이면 기부 문화는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NPO공동회의 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NPO(비영리 민간단체)끼리 투명하게 운영하는지를 서로 감시하는 체제도 만들었다. 행동강령을 통해 모든 단체가 이 원칙을 지키도록 하고, 원칙을 지키지 않는 단체는 퇴출시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사회 서비스산업의 최상위 레벨이 바로 NPO라고 말하는 이 회장은 젊은이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NPO 인큐베이터’ 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다.

그는 “기업에 기대지 말자는 게 나의 기본 생각”이라면서 “스스로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젊은이들한테 미래의 꿈을 키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으로 소득의 3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던 지정기부금의 소득공제 축소와 관련해 이 회장은 “자선 개념의 돈은 육성해야 할 돈이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미국은 기부금 전액에 대해 세금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그는 “이제 민간 기부금 규모가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았는데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NPO법’을 만들어 사회복지법인에 대해서만 세금 100% 감면 혜택을 주는 등 적극적으로 NPO를 육성하고 있다. 그런 일본에서 자신들을 능가하는 한국의 NGO를 배우기 위해 이 회장을 ‘영웅’이라고 칭하며 초청한다고 그는 전했다.

1993년 저금통을 이용한 모금 캠페인으로 생활 속 기부문화를 확산시켰던 굿네이버스는 이것을 ‘지구촌 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아이들이 직접 편지를 쓰고 전국대회에서 당선되면 편지를 받은 해외 소외 아동들을 직접 만나러 가는 뜻깊은 경험의 기회를 준다. 100원짜리 동전 모으기가 발전한 셈이다.

이 회장은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예방과 치료사업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때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들춰내 이슈화하고 법적·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내는 데까지 발전했다”고 언급한 뒤 “사회안전망을 전부 복지 개념으로 접근하다 보면 돈 없고 아픈 사람만 대상으로 삼게 되므로 사회안전망을 사회 서비스 개념으로 접근해 정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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