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주민이 만든 합창단 "우리는 홍동뻐꾸기"

입력 2013-04-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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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홍동면 주민합창단 창단 3년만에 첫 정기공연

농번기인 요즘 매주 월요일 땅거미가 질 무렵이면 충남 홍성군 홍동면 여성농업인센터로 하루 일과를 마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인다. 돋보기를 쓴 할머니에, 농사일을 하다 말고 나온 젊은 총각, 새침한 초등학생, 걸음마가 서툰 아이까지. 남녀노소 모두 모여드는 이유는 단 하나, 노래를 하기 위해서다. ‘홍동뻐꾸기’라는 이름의 홍동면 마을 합창단이다.

홍성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구성한 합창단이 창단 3년 만에 첫 정기공연을 연다.

2010년 1월 결성된 ‘홍동뻐꾸기합창단’은 홍성 여성농업인센터에서 마련한 합창 관련 강좌가 인연이 됐다.

당시 귀농을 준비하면서 홍동면에 있는 풀무학교 전공부 생태농업과를 다니던 조대성(37)씨가 대학 전공을 살려 ‘합창교실’을 맡게 된 것이다.

합창단 지휘자인 조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했고, 졸업 후에는 미술관에서 일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풀무학교 2년 과정을 마친 조씨는 2012년 홍동면에 정착해 상추 등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조씨는 “풀무학교 축제 때 합창을 해 보자는 의견에 따라 해 봤더니 정말 재미있더라”며 “귀농하면 지역사회에서 전공인 음악을 활용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합창교실 강좌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30여명의 합창단원은 주로 홍동면 주민이지만 인근 면 사람들도 참여하고 있다. 오디션도 없다. 단원들은 매주 월요일 저녁 8시면 어김없이 홍성 여성인농업센터에 모여 연습했다.

처음엔 악보를 보지 못하는 단원이 많아 레퍼토리를 쌓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3년여 동안 천천히, 즐겁게 연습해 정기공연을 열 만한 실력을 갖추게 됐다.

29일 오후 8시 홍동밝맑도서관에서 열리는 정기공연의 주제는 ‘할머니라 쓰고 그녀라 읽는다’다.

조씨는 “합창단에 늘 성실하게 참여하시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곡을 구성했다”며 “시골에 살며 일찍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농사짓느라 음악을 배우거나 누리지 못했던 분들이 홍동뻐꾸기합창단에서 다양한 세대의 지역분들과 함께 음악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창단은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고향의 봄’, ‘동무 생각’, ‘친구여’ 등 가곡과 동요, 가요 등 12곡을 부를 예정이다.

합창단원인 신나라(20·여)씨는 “엄마와 함께 합창단에서 활동하는데 모르던 동네 어른들도 많이 알게 되고, 기본적으로 노래를 부르니 즐겁다”며 “홍동이 다른 지역보다 문화 콘텐츠가 다양해 좋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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