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리커창, 주룽지·대처에게 배우라- 배준호 국제경제부 기자

입력 2013-04-1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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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중국 총리가 ‘철혈재상’으로 불리며 개혁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주룽지 전 총리와 ‘영국병’을 치유했던 고(故)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본받는 것은 어떨까.

중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7.7%로 전문가 예상치 8.0%를 밑돌았다. 그동안 중국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투자와 자금 공급 확대 등의 약발도 떨어지고 있다.

중국의 철도 인프라 건설비용은 지난 1분기에 545억 위안(약 60조8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나 늘었다. 같은 기간 시중의 자금 공급 현황을 종합한 사회융자총액은 전년보다 60% 가까이 급등한 6조1600억 위안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이 ‘바오바(保八, 8%대 성장률 유지)’로의 복귀를 점친 것도 이런 측면을 감안한 것이었으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이는 중국 경제를 책임지는 리커창 총리가 더 이상 개혁을 머뭇거려서는 안 될 이유다.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와 투자기관들은 중국 경제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로 국영기업 역할 축소를 꼽고 있다. 국영기업의 독점 체제로 시장이 왜곡되고 민간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주룽지 전 총리는 1990년대 국영기업의 부실이 경제와 사회를 흔들자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했다. 기간산업을 제외한 국영기업은 과감하게 정리했다. 1995년에 중국 도시 일자리에서 국영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9%였으나 2001년에는 32%로 줄었다. 후진타오·원자바오 시대 중국 경제 고속성장도 주룽지의 개혁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국영기업 구조조정과 민영화는 대처 전 총리가 추진했던 정책과도 일맥상통한다.

무엇보다 둘의 강인한 추진력을 리 총리가 배워야 할 것이다. 주룽지는 부정부패 척결을 추진하면서 기득권층의 저항에 부딪히자 “탐관오리 99명과 나를 위한 100개의 관을 준비하라”며 맞섰다. 대처 총리는 “웅변은 남들이 하도록 떠넘기고 나는 행동만을 할 것”이라며 개혁을 밀어붙였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중국의 새로운 10년을 여는 리 총리 역시 역사적 사명을 갖고 개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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