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의 작가 박범신이 대한민국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최근 40번째 장편소설인 ‘소금’(한겨레출판)을 세상에 공개했다.
가족을 버리고 가출한 아버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소설은 가장이라는 무게를 지고 살아온 우리네 아버지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자식과 가족에게 안락한 삶을 만들어주기 위해 치사함과 굴욕을 견디며 살아온 아비 세대의 이야기를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선명우는 대기업 임원으로 세 딸과 아내를 가족으로 둔 가장이다. 하지만 갈수록 씀씀이가 커지는 식구들을 뒷바라지하기가 힘에 부치는 가운데 췌장암 선고를 받는다. 가출한 그는 혈연과 무관한 사람과 가족을 이루며 새로운 행복을 찾는다.
박범신은 “나도 세 아이를 길렀지만 요즘은 아버지가 자녀를 가르칠 수 없는 시대다. 아이들을 강력한 자본주의 메커니즘에 맡기고 부모들도 거기에 쓸려 가는, 아비가 어쩔 수 없는 시대”라며 이 소설이 주는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이번 책을 젊은 친구들이 좀 많이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슬그머니 내비쳤다. ‘소금’에는 월남전에서 다리를 잃은 아버지, 도시 빈민으로 전락한 아버지 등 다양한 우리 시대 아버지들이 등장한다.
그는 “이번 작품이 내 문학의 마지막 시기를 향한 또 다른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