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11일 기준금리가 6개월 연속 2.75%로 동결되면서 일단 한숨은 돌렸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경기가 완만하게 살아나고,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던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입장에선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이자수익 감소가 불가피진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시중금리도 점차 떨어져 이 경우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란 은행들이 한국은행에서 빌리는 대출이자를 뜻한다. 기준금리가 2.75%라면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에 2.75% 금리를 주고 돈을 빌린다.
따라서 시중은행은 기준금리에 맞춰 이자를 책정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개인과 기업의 대출금리가 오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금융기관은 물론 중소기업, 소비자 등 국내 전반에 걸쳐 기준금리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예금금리 저공비행은 지속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동결에도 경기 회복이 더디고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있어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예금 이자로 생활하는 이자 생활자의 수입 감소와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 저금리 장기화가 불러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향후 한국은행이 경기부양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거나 적어도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은행권이 저금리 장기화로 인해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 예금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대신 총액한도대출의 한도를 3조원 확대하면서 대출금리도 기존 연 1.25%에서 연 0.5~1.25%로 인하했다.
총액한도대출은 한은이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지원 실적에 연계해 시장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시중은행에 자금을 배정하는 자금이다. 이는 주로 은행권이 중소기업 대출 확대와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