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주식 1억 팔고 사는데 수수료 0원

입력 2013-04-0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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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수익률 ‘곤두박질’…‘증권거래세’ 도입 세제개편 예고로 증권가 ‘이중고’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증권사들의 수익률 역시 수직으로 고꾸라지고 있다. 때문에 생존방안을 모색 중이던 증권사들은 수익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던 거래수수료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이 역시 유행처럼 번져 나갔다.

주로 중소형 증권사 위주로 실시되던 거래수수료 인하에 최근에는 삼성증권 등 대형증권사들도 뛰어들며 업계 내부는 물론이고 소비자들조차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억원 거래해도 ‘0원’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1000만원어치 주식을 사고 팔려면 수수료로 2만원을 내야 했지만 지금은 단돈 1000원이면 된다.

평균 0.2%를 웃돌았던 주식거래 수수료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보급과 업체 간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20분의 1 수준까지 내려갔기 때문이다.

현재 KTB투자증권 등 업계에서 받고 있는 최저 수수료는 0.010%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신규 및 휴면계좌 고객이 MTS로 거래할 경우 한시적(올해)으로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삼성증권의 경우 한시적으로 무료 모바일 수수료 혜택이 올해 종료된 후 내년에도 업계 최저 수준인 0.010%의 수수료를 책정해 운영할 방침이다.

비슷한 규모의 대형사 현대증권의 모바일 수수료가 0.1978%, 우리투자증권이 0.198%, 대신증권이 0.1972959%인 것에 비하면 20분의 1 수준이다.

만약 현재 기준으로 1억원을 거래할 경우 단순계산으로 삼성증권의 수수료는 0원이지만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19만8000원을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거래 고객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수수료가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증권사 입장에서는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과도한 이익을 취한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금융권에 대한 비판이 전 세계적으로 일었고, 국내 금융당국도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주식거래 수수료 등을 내렸다.

이는 결국 증권사의 수익 감소로 이어졌고, 여기에 정부의 세제개편으로 증권거래세 도입이 예고되면서 증권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증권사 매출 중 위탁매매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수준으로 수수료가 인하되고 투자자마저 시장을 떠나자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최근 대형증권사들마저 수수료 경쟁에 뛰어들며 온라인 기반 증권사나 중·소형 업체들은 수수료를 더 인하해야 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들 업체의 온라인 거래 수수료율은 이미 다른 증권사들보다 낮아 더 이상의 수수료 인하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특히 대형증권사들의 경우 아직 영업점 등 오프라인 거래가 많지만 키움증권 등 주로 온라인 기반의 거래가 많은 곳들은 압박의 강도가 더할 수밖에 없다.

◇수수료 경쟁 한계 이르렀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거래(MTS)가 늘며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출혈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예로 든 삼성증권 역시 MTS 시장 선점을 위해 수수료 경쟁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MTS를 통한 거래량이 국내 주식시장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오프라인 거래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수료를 책정하고 일부 증권사는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면제해 주면서까지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역시 편차는 크다. 0.01%라는 최저 수수료율에서 0.4972%까지 다양하다. 100만원 기준으로 스마트폰 거래를 했을 경우 KTB투자증권의 수수료는 100원이지만 한국투자증권은 3273원으로 32배나 차이 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수수료 인하로 인한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LIG투자증권만 해도 지난해까지 매매 수수료가 0.009%로 업계 최저였지만 올 들어 0.015%로 인상했다. 인하안을 밝힌 지 반년 만이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0.009% 요율이 전산투자, 관리인력 등 비용을 감안하면 역마진이 발생하는 수준으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인상에 대한 고객반발에도 불구하고 LIG투자증권이 다시 수수료 인상에 나선 것은 수수료 인하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초 수수료 민감 고객을 타깃으로 서비스 만족, 신규 고객 유치 차원에서 업계 최저수준으로 낮췄으나 시장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던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수료 경쟁이 심화되면 될수록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의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결국 이런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적당한 선에서의 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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