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농가가 80% 이상 도산한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돼지가격 폭락으로 농가의 적자폭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진 탓 이다.
대한한돈협회는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돈농가에 역사상 최고의 위기가 닥쳤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째 이어진 돼지가격 폭락으로 돼지 한 마리 생산비는 36만원에 달하지만 도매가격은 24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협회는 한돈농가가 입은 피해를 호당 1억6000만원, 총 9500억원이 넘은 것으로 추정했다. 협회측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 한돈농가 80% 이상이 도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협회는 지난 정부가 연이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구제역 이후 물가 명분으로 실시한 △돼지고기 무관세 수입 △대기업 축산업 진출 허용 △품목물가 담당제 등이 한돈산업 고사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새 정부에 △FTA 피해농가 폐업보상 실시 △사료구매자금 긴급 지원 및 안정화 대책 마련 △식용가공 전문판매점 개설 자금 지원 △돼지가격 안정을 위한 잉여물량 긴급 비축 지원 등을 요구했다.
협회는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오는 10일 대규모 집회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이병모 대한한돈협회 회장은 “양돈농가들의 줄도산이 현실화되고 있는데도 정작 돼지가격 폭락의 장본인인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현 정부가 조속히 현실성 있는 축산업 보호와 육성 의지에 대한 입장 표명을 통해 축산인의 기대에 부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