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노원병, 맏형 입장으로 공천 안 한다”

당원들 중앙당사 몰려들어 “민주당 자폭하라”반발

민주통합당이 4·24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노원병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25일 오전 브리핑에서 “안철수 후보가 대선에서 보여준 양보와 헌신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면서 “공당으로서 후보를 내야한다는 당위와 박근혜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 등을 고민한 끝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동철 공천심사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솔로몬의 재판에서 생모의 심정으로, 동생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집안 전체를 생각하는 맏형의 입장에서 공천을 안 하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 “민주당의 자기희생적인 결단에 대해 안 후보도 깊은 이해와 성찰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노원병 지역은 야권 후보 간 경쟁 구도로 인해 또 한 번 요동치게 됐다. 이 지역은 ‘삼성X파일’ 사건으로 기소돼 의원직을 잃은 진보정의당 노회찬 대표의 지역구였고, 현재 노 대표의 부인 김지선씨가 후보로 나섰다. 민주당은 안 후보와 김 후보가 장외대결을 펼치며 야권 다자구도를 형성한 데 대해 “양 진영에서 현명하게 판단하지 않겠느냐”면서 말을 아꼈다.

안 후보 측은 민주당 무공천 소식이 알려지자 “새 정치의 길에서 여러 사람들이 뜻을 모으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제1야당이 공당으로서 후보조차 내지 않는 데 대해 성토가 이어지고 있어 당내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남은 재보궐 지역 중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 2곳은 새누리당 강세지역이어서 민주당 내 재보선 전패 위기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5·4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용섭 의원은 “127석의 국회의원을 가진 60년 전통의 제1야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현실이 말할 수 없이 아프다”면서 “이런 식의 무공천은 이번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동섭 지역위원장 측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위원장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민주당 노원병 무공천이 확정되자 노원지역 소속 당원들은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공천도 못내는 민주당은 자폭하라” “불임정당 민주당을 산부인과로 보내라” “안철수 눈치보는 제1야당! 즉시 이동섭 위원장을 공천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