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이 해법이다]현대차의 ‘아류작’ 편견 날린 기아차의 쾌속 질주

입력 2013-03-2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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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으로 세계서 ‘우뚝’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기아차 브랜드를 표현할 수 있는 독자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지난 2006년 파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디자인 경영을 선포했다.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기아차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이후 디자인은 기아차의 성장동력 역할을 톡톡히 한다.

기아차의 과거는 순탄치 않았다. IMF(국제통화기금)로 기업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가던 1997년 기아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기아차는 현대차 그룹에 인수됐고 현대차와의 시너지효과에 힘 입어 매출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영업이익이었다. 2003년 8124억원(이익률 6.3%)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하더니 급기야 2006년과 2007년에는 적자로 전환했다. 2001년 27%였던 국내 시장 점유율도 2005년 23%대로 추락했다.

당시 소비자들에게 기아차는 현대차의 아류작 쯤으로 인식됐다. 일단 품질에 비해 디자인이 엉망이었다. 기아차는 자동차의 편리함과 세련됨보다는 성능과 안정을 중시했다. 때문에 기아차 만의 독창성은 불구하고 차별성마저 찾기 힘들었다. 결국 기아차는 제값 받기가 어려워졌고 이는 곧 영업이익 급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기아차는 문제 해결을 위해 ‘디자인’ 강화에 나섰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당시 기아차 사장)은 2006년 파리에서 ‘디자인 경영’을 선포한다. 기아차 만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디자인 개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정 부회장은 디자인 경영을 위해 유럽 3대 디자이너로 추앙받았던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했다. 이후 통일되지 않았던 기아차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하나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이후 2011년 미국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선 새 브랜드 슬로건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아차 디자인경영의 성과는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 모하비를 필두로 잇달아 출시된 중형세단 로체이노베이션, 준중형세단 포르테, 소형 CUV 쏘울 등 신차들이 기아차만의 디자인 철학을 담기 시작했다.

로체이노베이션은 기아차만의 패밀리룩을 본격 반영해 역동적 스타일로 변신했다. 포르테도 기존 준중형차와는 달리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인 외관 디자인을 구현했다. 기아차의 디자인 아이콘 신개념 CUV 쏘울은 개성 있는 외관 라인을 살리기 위해 유선형 일색에서 탈피해 박스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2009년 프리미엄 준대형 SUV 쏘렌토R, 럭셔리 준대형 세단 K7, 2010년 CUV 스포티지R, 중형 세단 K5를 속속 선보이며 기아차만의 패밀리 룩이 확실하게 틀을 잡았다.

디자인경영은 기아차의 판매확대에도 직접적인 시너지 효과를 가져 왔다. 기아차의 내수시장 비율은 2007년 22.3%에서 2008년 27.4%로 올라섰고, 2009년에는 현대자동차그룹 일원으로 출발한 이후 최고치인 29.6%를 기록했다. 더 나아가 지난해에는 31.3%를 차지하며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를 통해 기아차의 지난해 브랜드가치는 전년 대비 50% 상승했고,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당당히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기아차는 지난해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272만대를 판매했고 매출액 47조2429억원, 영업이익 3조5223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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