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채용시대 지났다]기업들 "끼와 열정 넘치는 인재 환영"

입력 2013-03-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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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보다는 열정과 끼가 경쟁력이다.”

대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탈 스펙’에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는 채용 기준 항목에 학점·토익점수·자격증 등 획일화된 스펙을 없애는 대신 ‘끼와 열정’이 넘치는 인재를 찾아 나서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주요 그룹사들은 스펙 중심의 지원서 양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좀 더 실질적이고 간소화 된 채용 트렌드를 내세우고 있다.

삼성그룹은 우선 3급 신입공채에서 서류전형을 없앴다. 적성시험 합격자에 한해 인성시험을 치르게 하는 등 개인의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18일부터 서류 접수를 시작한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지원서 양식을 과감하게 바꿨다. 우선 스펙을 보여줄 수 있는 항목을 28개에서 20개로 대폭 줄였다. 제2외국어 구사 여부를 묻는 항목을 없앴으며 수상 내역, 동아리 활동, 기타 경력 등의 활동 항목은 1개로 통합했다. 게다가 입사 지원자에 대한 선입견을 없앤다는 차원에서 지원서에 증명사진을 붙이는 자리를 아예 없앴으며 부모의 주소란도 항목에서 빠졌다. 그룹 관계자는 “많이 배워 똑똑한 직원도 중요하지만 열정과 창조적인 끼를 가진 직원이 더욱 필요한 시대가 왔다”며 스펙보다는 회사에 맞는 인재를 뽑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SK그룹은 채용 방침을 ‘관심분야에 대한 실력과 열정을 가진 인재를 찾는다’로 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대졸 채용 지원서에 수치화된 스펙이 아닌 사업 경험과 특허 보유 여부를 묻는 항목을 추가한다. 특히 채용 인원의 10%는 성적에 관계없이 전공 분야에서 성과를 낸 적이 있는 ‘바이킹형 인재’로 뽑을 예정이다. 학점이 좋지 않아도 창업 콘테스트나 개인 발표회 등에서 수상 경험이 있으면 재능있는 인재로 통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SK그룹은 3년 전부터 공채와 별도로 실무 위주의 인턴십 채용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인턴들은 2개월 동안 업무 현장에 투입돼 근무태도, 업무능력 등을 평가받은 후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기도 한다. 올해도 500명의 인턴을 뽑아 절반 이상을 정식 직원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인턴 채용에 대한 사내 반응이 좋아 비중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3대 채용 기준 중 하나인 도전 정신 기준을 확대 적용해 군 장교 출신들을 별도로 채용한다. 또 발명과 특허관련 자격 보유자, 국내외 공모전 수상자, 벤처창업경험자, 3개 외국어 이상 구사 가능자 등을 우대한다.

롯데그룹은 상반기 대졸 채용 시즌부터 ‘서약서’ 제도를 도입한다. 신동빈 롯데회장의 이름이 명기된 이 서약서에는 ‘선발 과정 중 청탁 사실이 발각될 경우 지원자를 탈락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스펙보다는 인간 됨됨이를 가장 먼저 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지원자들은 홈페이지에서 입사 지원을 할 때 먼저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그룹 관계자는 “이 같은 과정은 학벌, 집안 배경 등 스펙 보다는 진정한 실력과 인성을 보고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실무 능력을 우선적으로 보겠다는 취지로 인·적성검사를 폐지하고 면접을 강화했다. 계열사별로 직무에 맞는 평가방식을 개발 중이다. 한솔그룹 역시 지난해 인·적성검사를 이미 폐지했다.

한편 스펙을 보지 않은 채 면접을 보는 ‘블라인드 면접’을 수십년 전부터 진행 중인 효성은 2년 전부터 1인당 20분 정도 주제를 던져주고 진행하는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택했다. 이를 통해 순수하게 실무 능력만을 제대로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업계 관계자는 “취업난이 지속되며 지원자들은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천편일률적인 스펙으로는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기에는 시간과 비용만 더욱 드는 상황”이라며 “이 보다는 개인의 열정과 실력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간소화된 채용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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