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의 시선] 팬 우롱하는 스포츠계

입력 2013-03-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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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축구 배구 등 이른바 인기 프로 스포츠들이 최근 승부조작 여파로 홍역을 치른데 이어 이제 농구까지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11년 일부 프로축구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된 스포츠계 승부조작 파문은 배구를 거쳐 야구로까지 번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은 실형을 선고 받았고 소속팀에서 퇴출되거나 영구 제명되는 등의 처벌을 받았다.

이에 반해 농구는 그간 승부조작에 휘말린 적이 없었다. 타 종목들과 비교해 깨끗하다는 자부심까지 가졌던 농구계였다. 하지만 사실 농구계 승부조작에 관한 이른바 ‘설’들은 이미 배구계가 승부조작 파문으로 얼룩질 때부터 공공연히 제기돼 왔던 것이 이제야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물론 아직 현직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가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기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이른바 브로커 한 명이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데다 이 브로커의 입을 통해 해당 감독의 이름이 거론된 만큼 검찰 수사는 예정된 수순일 수밖에 없다. 농구계 관계자들은 “믿을 수 없다” “그럴 리 없다” 등의 반응을 나타내고 있지만 소환 조사에 대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승부조작과는 조금 다른 문제지만 올시즌 프로농구는 많은 비난과 지적을 받았다. 다음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좋은 선수를 뽑기 위해 고의로 경기를 져서 순위를 떨어뜨리려는 이른바 ‘져주기 의혹’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의혹이 발생할 때마다 해당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한 선택이다”, “장기레이스인 한 시즌을 운영하면서 있을 수 있는 로테이션이다” 등과 같은 이유를 대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팬들은 거의 없다.

감독간에 친분이 있는 팀들끼리 대결할 경우 어느 한 팀이 연패에 빠져 있다면 다른 팀은 주전을 기용하지 않으며 연패를 끊도록 배려해 주는 일도 지금껏 공공연히 행해져 왔다. 물론 패해도 시즌 성적에 큰 영향이 없다는 전제 아래에서지만, 이 같은 행위는 팬들을 기만하는 대표적인 행동이다.

물론 장기레이스인 정규시즌을 운영하면서 모든 경기에 100% 전력으로 임할 수는 없다. 시즌 운영상 쉬어가는 경기가 있을 수 있고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해줘야 할 시점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제 팬들은 고의로 주전 선수들을 제외하거나 전력을 다하지 않는 플레이 등을 정상적인 경기 운영과 구별할 정도의 능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 선수들의 기량만 발전하고 향상된 것이 아니라 팬들의 경기를 보는 눈도 그에 못지않게 높아져 있다는 것을 스포츠계는 인식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가 다른 분야와 달리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오로지 흘린 땀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깨끗한 이미지 때문이다. 스포츠에서도 편법이 통한다면 더 이상 스포츠는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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