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잃은 돈, 증권사 특판 RP로 몰린다

입력 2013-03-05 09:1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저금리시대에 갈 곳 없는 부동자금이 증권사의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몰리고 있다. 증시에 투자하기는 불안하고 3%대인 은행의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원금은 보장되면서도 ‘은행금리+α’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RP가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5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진행한 200억원 규모의 연 4% 금리 특판RP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조기 마감됐다. 애초 현대증권은 총 1000억원 규모의 특판 RP를 매주 200억원씩 나눠 판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자 남은 800억원 규모 RP를 지난달 19일부터 한 번에 내놓기로 했다. 기존 1인당 1억원이었던 가입한도도 고객의 요청에 따라 3억원으로 올렸다. 이마저도 8영업일 만인 지난달 28일 모두 매진됐다.

RP는 증권사가 약속한 기간이 지나면 확정 금리만큼 이자를 지급하고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보통 만기가 1년 이내로 단기자금을 굴리는 데 적합한 상품이다. RP의 금리는 기준금리(2.75%)를 훌쩍 웃도는 4% 선에서 정해진다. 증권사가 RP를 팔아 약정기간 내에 4%의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특판 RP의 판매대상 고객이나 판매한도를 정해 놓는다. KDB대우증권은 매주 월요일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1000만원 단위로 연 4% 금리, 만기 1년의 특판 RP를 판매한다. 총 1조원, 주간 200억원을 한도로 판매되는 특판 RP의 판매금액은 4일까지 2000억원을 넘어섰다.

신한금융투자의 특판 RP는 연 4%의 금리에 만기는 6개월이다. 신규 및 휴면고객이 1인당 1000만원부터 1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총 3000억원 규모를 판매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의 RP는 만기가 대부분 1년인 다른 증권사의 특판 RP보다 만기가 짧아 유리하다. 주간 판매 단위도 500억원으로 여유가 있다.

삼성증권은 3개월 만기에 연 5% 이자를 주는 특판 RP를 팔고 있다. 금리가 높고 만기도 짧지만, 가입 조건은 까다롭다. 특판 RP에 가입하려면 삼성증권이 추천한 금융투자상품에 신규 또는 추가로 가입해 예탁자산(증권사에 맡긴 돈)이 1억원이 넘어야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의 역마진 우려가 전혀 없다는 건 거짓말이지만 시중에 부동자금이 많아 일종의 마케팅 차원에서 고금리 RP를 판매하고 있다”며 “마케팅으로 돈을 쓰느니 자금이라도 유치하자는 생각으로 RP를 판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4 여의도 서울세계불꽃축제' 숨은 명당부터 사진 찍는 법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원영 공주님도 들었다고?"…올가을 트렌드, '스웨이드'의 재발견 [솔드아웃]
  • '50-50' 대기록 쓴 오타니 제친 저지, 베이스볼 다이제스트 'MLB 올해의 선수'
  • "오늘 이 옷은 어때요?"…AI가 내일 뭐 입을지 추천해준다
  • “이스라엘, 헤즈볼라 수장 후계자 겨낭 공습 지속…사망 가능성”
  • "아직은 청춘이죠"…67세 택배기사의 하루 [포토로그]
  • 뉴욕증시, ‘깜짝 고용’에 상승…미 10년물 국채 금리 4% 육박
  • 끊이지 않는 코인 도난 사고…주요 사례 3가지는?
  • 오늘의 상승종목

  • 10.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4,040,000
    • +0.95%
    • 이더리움
    • 3,270,000
    • +1.3%
    • 비트코인 캐시
    • 437,700
    • +0.64%
    • 리플
    • 718
    • +1.27%
    • 솔라나
    • 194,200
    • +2.43%
    • 에이다
    • 478
    • +0.21%
    • 이오스
    • 646
    • +1.57%
    • 트론
    • 208
    • -2.35%
    • 스텔라루멘
    • 124
    • +1.64%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150
    • +1.64%
    • 체인링크
    • 15,350
    • +3.51%
    • 샌드박스
    • 344
    • +2.3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