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푸어족’ 가계부채 새 뇌관 되나

입력 2013-02-27 13:5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수입차 원금유예 할부금 1조 2000억… 올해 3년 만기 도래, 대금상환 대란 우려

직장인 5년차인 최모(35)씨는 최근 6300만원에 수입차를 구입했다. 최모씨의 연봉은 4000만원 정도지만 “원금을 일부 내고 나머지는 할부 금융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는 딜러의 말에 솔깃한 것이 구매의 결정적 사유였다.

이렇게 최씨처럼 차값의 일부를 먼저 내고 남은 차 값의 이자만 내다가 최종 금액은 36~60개월 뒤에 한꺼번에 내는 것이 원금유예할부제도다. 최근 20~30대의 수입차 구입이 늘면서 원금유예할부제도 총액이 급증했다. 수입차 원금유예 금액은 2010년 3252억원에서 지난해 5367억원으로 65% 증가했다. 지난 3년 간의 원금유예할부제도 총액을 합하면 1조2000억원이 넘는다.

그런데 문제는 원금유예할부제도의 만기가 올해 말부터 도래한다는 것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비싼 차 값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원금유예할부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의 만기인 3년이 올해 끝나면서 최모씨 처럼 최저 5000만원 이상의 목돈을 갚아야 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수입차의 구매 원금을 갚는 것은 만만치 않다. 우선 3년 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수입차의 보증 수리 기간이 끝났다. 중고차 시장에 수입차를 내놔도 최초 구입 가격의 5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집을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하우스푸어처럼 차를 팔아도 원금을 충당할 수 없는 카푸어가 크게 늘어났다. 수입차 할부 구입 제도가 가계부채의 새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입차 구입 비중의 46.4%가 2030 세대였다”며 “이들이 이자나 원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수입차 할부금융사들이 부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염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수입차의 보험료는 국산차에 비해 최대 30만원 이상 비싸다.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골프, BMW 등 수입차의 준중형급 차량의 보험료는 70만원이 넘는다. 국산차가 40만원대인 것에 비하면 70% 이상 비싸다. 수입차의 이자를 갚는 과정에서 보험료의 부담까지 더해져 매달 상환해야 할 금액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차량 사고시 내야할 수리비는 수입차가 국산차에 비해 4배 이상 비싸다.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준중형급 수입차의 수리비는 1300만원 가량이지만 국산차는 309만원이다. 수입차를 구입했다가 원금 유예할부의 덫과 보험료 부담에 갇힌 카푸어가 젊은 세대들의 가계부채 부실 전초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혼돈의 미 대선'에 쭉쭉 오르는 비트코인…6만8000달러 돌파 [Bit코인]
  • [종합] 미국 대선구도 급변...바이든, 사퇴압박에 재선 포기
  •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각축전…‘반지의 제왕’은 삼성?
  • '학전' 김민기 대표 별세…'아침이슬' 등 명곡 남긴 예술인
  • [중앙은행 게임체인저 AI] 파월 대신 챗GPT가?...“금리 결정 인간 몫이나 예측은 가능”
  • 입주물량 매년 10만 가구씩 '뚝뚝'…착공 실적은 역대 최저 수준[부동산시장 3대 절벽이 온다①]
  • 시청률로 본 프로야구 10개 구단 인기 순위는? [그래픽 스토리]
  • "귀신보다 무서워요"…'심야괴담회' 속 그 장면, 사람이 아니었다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7.22 12:33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830,000
    • +0.42%
    • 이더리움
    • 4,910,000
    • -0.41%
    • 비트코인 캐시
    • 560,000
    • +0.81%
    • 리플
    • 833
    • +0.12%
    • 솔라나
    • 253,500
    • +4.15%
    • 에이다
    • 613
    • +0%
    • 이오스
    • 845
    • -1.74%
    • 트론
    • 189
    • +0.53%
    • 스텔라루멘
    • 145
    • -2.03%
    • 비트코인에스브이
    • 65,800
    • -0.68%
    • 체인링크
    • 20,280
    • +2.01%
    • 샌드박스
    • 478
    • -2.0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