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잔인한 봄']애널리스트가 말하는 스토브리그의 진실

입력 2013-02-2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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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베스트 평가에 몸값 껑충

스토브리그는 여의도 증권맨, 특히 애널리스트들에겐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그들도 똑같은 월급쟁이 직장인 신분이다. 이직이나 연봉문제는 공개하기 어려운 가장 민감한 사안이자 사생활이기 때문이다.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 2인에게 스토브리그의 실체에 대해 속속들이 들어봤다. 예민한 사안임을 고려해 인터뷰는 익명으로 진행했다. 인터뷰 참가자는 모두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경력 7년차의 A씨, 경력 10년이 넘는 베테랑 B씨다.

먼저 매년 3~4월 애널리스트의 이동 현상이 집중되는 이유에 대해 B씨는 “애널리스트 대부분이 계약직 신분인데다가 증권사 결산이 3월말이어서 계약기간을 결산기에 맞춘 증권사가 많아서 재계약시 이동을 많이 한다”며 “3월 말 결산 이후 지급되는 성과급을 받고 퇴직하려는 수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증권사들이 불황에 허덕이면서 스토브리그도 많이 위축되는 모양새다. 애널리스트들도 과거와는 달리 이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극심한 불황에 애널리스트에서 영업 등 다른 직군, 혹은 아예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A씨는 “증권업 불황에 따라 애널리스트 업종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경쟁 심화에 따른 해고와 연봉 삭감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라며 “높은 업무 강도 때문에 40대 이후에는 낮은 연봉이라도 자신의 생활을 즐기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애널리스트가 고유 리서치업무에서 마케팅 활동 비중이 커지면서 타 분야 이직을 생각하는 동료가 많아졌다”며 “기업분석, 산업동향 파악 능력이 있어 일반 기업의 IR팀이나 IB영업부서 등에서 수요는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각 애널리스트의 가치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이직 시 가장 고려하는 것은 역시 연봉이다. 담당할 섹터 내에서의 지위와 재량도 회사를 옮길 때 신경 쓰는 조건 중 하나다. 그 외에 이직할 회사의 브랜드나 리서치센터의 전체적인 분위기 등은 부차적인 고려사항이다.

이직할 때 몸값을 올리는 제일 확실한 방법은 언론사의 베스트 애널리스트 선정 등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두 애널리스트는 입을 맞췄다. 이직 시 상승하는 연봉은 일괄적이지 않고 공개도 안 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통상 현재 연봉에 20~30% 내외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담당 업종이나 경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애널리스트의 연봉 차이는 한 리서치센터 내에서도 수억원에 달한다는 A씨의 전언이다.

그렇다면 왜 스토브리그에는 유독 애널리스트가 인력 쟁탈전의 대상이 될까. 다른 직군에 인재풀이 매우 좁다는 게 그 이유로 지목된다. B씨는 “애널리스트로 성장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고 몇 년이 걸려 키워내도 꼭 잘하는 애널리스트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증권사들이 사람은 필요한데 키우기 어려우니 잘하는 애널리스트를 시장에서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직 이후 새로운 직장에서 텃세를 당하지 않고 잘 적응하는 방법에 대해서 A씨는 “능력뿐만 아니라 다른 애널리스트들과의 정서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B씨는 “새 회사의 정책이나 방향에 맞춰 실적을 내면 적응을 한 것”이라며 “초반에는 텃세가 있을 수 있지만, 열심히 하면 결국 인정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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