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권호 "레슬링 퇴출, 4000년 역사 문화재 없애는 것"

입력 2013-02-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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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심권호가 18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이투이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레슬링이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내일이면 오보라는 기사가 뜰 것으로 생각했다.” 1996년 애틀란타와 2000년 시드니올림픽 그레코로만형 금메달리스트 심권호(전 LH스포츠단 레슬링팀 코치)는 레슬링이 올림픽 핵심종목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을 때 청천벽력의 심정을 이 같이 표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이사회는 지난 12일 레슬링을 2020년 하계올림픽부터 향후 핵심 25개 종목에서 제외한다고 결정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정이었다. 고대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었고 근대올림픽에서도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치러진 레슬링이다. “4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종목이자 스포츠의 문화재와도 같은 종목”이라고 표현한 심권호 전 코치의 말이 결코 틀리지 않다.

심 전 코치는 이어 “문화재를 없애면 복원을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한가. 올림픽의 문화재와도 같은 레슬링이 없어진다면 대체 어떻게 복원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레슬링을 퇴출시킨 IOC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심 전 코치의 걱정은 단순히 레슬링 퇴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올림픽의 역사와 함께 한 레슬링이 이렇게 쉽게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종목 역시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는 것의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IOC가 자신들의 입맛대로 또는 그들만의 잣대대로 올림픽 종목을 퇴출, 잔류 혹은 합류시킬 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심 코치의 이 같은 발언은 김운용 전 IOC 위원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한다. 김 전 위원은 태권도가 핵심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인터뷰를 통해 “태권도가 지금 상황에 안주하지 말고 영구적인 올림픽 종목으로 남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심 전 코치 역시 “이번 IOC의 결정으로 25개 핵심종목이 정해졌지만 레슬링이 퇴출된 점에서 알 수 있듯 어떤 종목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IOC가 25개 핵심종목을 선정했지만 이는 언제든 그들의 뜻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레슬링이 핵심종목에서 제외된 가장 핵심적인 이유에 대해 심 전 코치는 “레슬링이 IOC의 관심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이유를 들었다. IOC의 실세인 서유럽세가 레슬링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유로 외면당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레슬링 결승전이 열리면 만원 관중이 들어차지 않았던 적이 없을 정도다”라고 말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퇴출시킨다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라고 주장했다. 국제레슬링연맹조차 레슬링이 올림픽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15분전에야 IOC로부터 통보 받았다는 사실은 이를 잘 증명한다.

마지막으로 심 코치는 “레슬링이 올림픽에서 퇴출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레슬링계가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함께 피력했다. 단순히 국내 레슬링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 레슬링계가 이번 올림픽 핵심종목에서의 퇴출을 계기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올림픽에서의 퇴출이 결정된 이후 미국레슬링협회는 IOC의 결정에 반대하는 대국민 서명운동을 펼치는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해 올림픽 잔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레슬링협회 역시 정부와의 연계를 추진하며 방안을 모색 중이다. 심 전 코치는 “이럴 때 일수록 국내 레슬링인들도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레슬링을 하는 후배들이 외부적인 환경에 신경쓰지 않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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