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속 오래된 사진들은 가슴 한편에 묵직하게 다가온다. 필름 사진에는 그런 매력이 있다. 디지털 시대에 필름 사진은 단행본이 아닌 부록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에 목말라 하는 수요는 존재한다.
그들을 대신해 아날로그 감성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제품이 한국후지필름의 즉석카메라 ‘인스탁스 미니8’이다.
미니8은 성능, 유지비 등에서 디지털카메라에 뒤처지지만 결과물을 당장 손에 쥘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작은 실수에도 영원히 지워지는 파일이 아니라 영원히 남는 추억의 형태로 사진을 소유할 수 있다.
미니8의 사용법은 4단계로 간편하고, 결과물도 제법 훌륭하다. 먼저 필름을 넣고, 카메라의 전원 버튼을 누른 후 노출 조절을 하고 찍으면 된다. 필름은 팩 형식으로 돼 있어 처음에만 넣으면 되므로 사실상 3단계인 셈이다.
미니8의 크기는 가로 116mm, 세로 118.3mm, 두께 68.22mm로 이전 기종보다 작고 얇아졌다. 무게는 AA배터리 2개를 제외하고 307g이다. 일반 디지털 카메라와 무게가 비슷하거나 조금 가벼운 정도다.
인스탁스 미니8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 밝기 조절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미니8은 사진찍기에 최상의 조건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램프에 불이 들어와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램프는 총 4단계로 기본, 구름, 햇빛 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렌즈 조리개 부분에 있는 다이얼로 적재적소에 맞게 설정하면 된다. 특히 어두운 공간에서는 ‘하이-키’를 사용해 밝기를 최대화시킬 수 있어 어두운 곳에서 취약한 기존 즉석 카메라들의 약점을 보완했다.
다만 필름 가격이 비싼 점은 흠이다. 미니8의 가격은 12만8000원으로 가격 부담이 크지 않다. 하지만 소모품인 필름팩(10장) 가격은 1만2000원으로 비쌌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인쇄해 주는 온라인 사진인쇄업체의 장당 가격이 200~300원 수준인 것을 놓고 볼 때, 장당 1200원에 달하는 필름 가격은 아쉬움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