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만장자들의 부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증가하면서 경기 낙관론이 힘을 받고 있다고 CNBC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산관리사 노던트러스트의 최근 조사 결과, 백만장자 중 4분의 3은 현재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보다 더 낫다고 응답했다고 CNBC는 전했다.
대부분의 백만장자들은 투자 수익률이 개선됐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특히 기업인이 많이 포진한 백만장자들의 낙관론이 고용시장의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응답에 참여한 기업인 중 80%는 향후 18~24개월 동안 채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추가로 고용할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
5명 중 1명은 컴퓨터 등 기술 업그레드를 위해 자본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만장자들은 그러나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미국 경제 자체는 2007년보다 악화했다고 밝혔다.
30%의 응답자는 연방정부의 부채 증가와 높은 실업률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버락 오바마의 2기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백만장자들은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는 부유하다고 여기고 있지만 공공의 삶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생각도 밝혔다.
케이티 닉슨 노던트러스트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재정정책에 대한 백만장자들의 엇갈린 의견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백만장자들의 투자 패턴도 차이가 있었다고 CNBC는 설명했다.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은 자산을 키우기 위해 투자한다고 밝혔으며 대다수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부자들의 재산은 늘었지만 중산층은 위축되는 등 부의 양극화는 심화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상위 1% 고소득층의 소득은 11% 증가했지만 나머지는 오히려 소득이 줄었다.
이매뉴얼 사에즈 버클리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2008년 이후 평균 소득은 1.7% 늘었으나 상위 1% 고소득층과 나머지의 갭이 크다”면서 “1%는 소득이 11.2% 늘어난 반면 나머지 99%의 수입은 0.4% 감소했다”고 전했다.
사에즈 교수는 “최상위층은 지난 4년간 증시가 붐을 이루면서 혜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로렌스 미셸 경제정책연구소(EPI) 연구원은 “높은 실업률로 인해 고소득층보다는 중산층이, 중산층보다는 저소득층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투자수익을 제외할 경우에 상위 10%의 전체 소득 비중은 2011년 기준 46.5%를 차지했다고 사에즈 교수는 집계했다. 이는 191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