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유호린 "연기는 나쁜 남자 같아요"

입력 2013-02-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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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에서 처절한 운명에 놓인 김마리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유호린을 만났다. 극중 모습과 달리 밝은 미소가 아름다운 유호린은 자신의 캐릭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배우였다.

(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지금은 10%대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오자룡이 간다’지만 시작은 순탄치 못했다. 첫 방송을 앞두고 편성시간이 바뀌면서 한 자릿수 시청률을 감수해야 했다.

“솔직히 초반에 걱정은 했어요. 갑자기 시간대를 옮겼으니 시청률 한 자릿수로 시작하겠구나 싶었죠. 하지만 시간 지날수록 치고 올라갈 거라고 믿었어요. 시청률이 낮게 나올 때도 체감 인기가 점점 늘어나는 게 느껴졌거든요.”

유호린이 연기하는 김마리는 수난의 연속이었다. 버림받고 매달리고 갖은 수모를 당하고…. 급기야는 진용석(진태현)과 나진주(서현진)의 결혼식 날 용석의 딸 솔이를 낳는 처참한 현실을 감당해야 했다. “매 회 우는 장면만 나올 때는 저 역시 극도로 슬프고 침체된 상태였어요. 제가 마리라면 제 정신으로 살 수 없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마리는 용석을 원망하지 않는다. “용석이 마리에게 모질게 대하지만 사실 마리와 솔이(용석과 사이에서 낳은 딸)를 향한 사랑을 갖고 있어요. 어떤 사람이든 그런 상황에선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극단적인 처지에 놓으면서 절벽 끝까지 몰렸으니까 용석이도 살고 싶었을 거에요. 그래서 사랑하는 여자를 버리겠다는 독한 선택을 할 수 있었겠죠.”

(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만약 유호린의 실제 삶이 마리와 같은 운명에 처하면 어떨까. “만약 아이가 없다면 절 버린 남자에게 어마어마한 배신감이 들겠지만 굳이 되찾으려고 하지는 않을 거에요. 하지만 마리처럼 아이가 있다면 저도 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유호린은 용석처럼 성공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하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떳떳하지 못한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 사람들을 속이고 상처주면서 만들어가는 성공이 가치 있을까요?”

요즘 마리는 용석에 대한 집착으로 악녀 아닌 악녀가 됐다. 자신의 아이에게 아빠를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한다.

“저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마리를 볼 수 없어요. 너무 불쌍한 역할이니까요. ‘애는 너 혼자 만들었냐’ ‘미혼모인게 자랑이냐’ 하는 말도 들었지만 마리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억울할 거에요.”

2006년 데뷔한 유호린은 연기 생활 초반에는 일과 일상의 선을 그을 수 있는 이들이 부러웠다. “당시엔 캐릭터에 너무 몰입하곤 했어요. 우울한 역할을 한 번 맡으면 겉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됐죠. 이렇게 계속 살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작품을 할 때는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배우로서의 삶 때문에 인간 유호린의 삶을 포기하다면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게 될 거란 점을 깨달았어요.”

(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연극을 볼 때 설레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연기를 시작했다고 고백한 유호린은 갈수록 연기가 좋아진다고 털어놨다. 고된 촬영 스케줄 속에서도 연기를 하고 있을 때가 쉴 때보다 훨씬 행복하다.

“연기는 알면 알수록 어렵지만 매력있어요. 마치 나쁜 남자 같아요. 다가갔다 싶으면 멀어지고 멀어졌다 싶으면 다가와요.”

올해로 딱 서른, 조바심을 낼 수도 있는 나이지만 유호린은 오히려 편안하다. 20대 후반 어중간한 나이 때문에 공백기를 가졌을 때는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봐 불안했다. 이제 좀더 다양한 역할을 연기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그에게 서른은 새로운 시작이다.

“스타가 되고 싶은 욕심은 없어요. 그저 쉬지 않고 계속 달리고 싶어요. 아직은 멈추고 싶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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