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올해 투자규모 막판 '저울질'

입력 2013-02-1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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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기는 부담스럽고 빼기는 눈치보이고 … 아직도 ‘계산중’

국내 주요 그룹들이 2월 중순이 되도록 올해 투자규모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투자와 고용을 늘리라는 뜻을 밝혔지만, 선진시장 위축과 엔저 악재로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재계는 현실을 감안하며 생색도 낼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한 ‘막판고심’에 돌입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들은 지난해의 경우 이르면 전년 12월, 늦어도 2월 초에는 투자계획을 밝혔지만 올해는 LG·포스코·한진그룹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경영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재계 1위 삼성의 고민은 그 어느 때보다 깊다. 삼성은 2010년 34조8000억원, 2011년 42조8000억원, 2012년 47조8000억원으로 지난 몇년 동안 해마다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려왔다. 당초 삼성은 올해 투자를 45조원 가량으로 낮춰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됐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강도 높은 주문에 따라 최근 계열사별로 추가적인 투자분야 조사를 마무리 짓고 조만간 규모를 확정해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1월17일 투자계획을 밝힌 것과 비교해 보면 올해 상당히 늦은 것은 사실”이라며 “실제 달성할 수 있는 투자계획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삼성그룹이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중 50조원 수준의 투자계획을 밝힐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012년 투자계획을 전년 12월에 일찌감치 밝혔던 현대차그룹도 고심은 마찬가지다. 올해 자동차 분야 투자는 10조1000억원으로 확정했지만, 로템이나 모비스, 제철 등이 포함된 연결기준 투자액은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역시 전년 12월에 투자계획을 공개했던 GS그룹도 올해는 2월 말로 발표를 늦출 예정이다. 그룹 측은 “계열사 별로 투자액을 취합해 전체적인 규모는 나왔지만, 미세한 조정작업을 진행 중이어서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따로 또 같이 3.0’ 도입에 따라 계열사별로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초 투자계획을 밝힌 것과 비교할 때 2개월 가량 늦춘 셈이다. 그룹 전체 투자규모는 지난해 15조5000억원보다 다소 높아진 16조원 선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내부적으로 투자계획을 결정했지만 공식적인 발표를 꺼리는 곳도 많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투자와 고용의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투자계획을 밝히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는 점이 원인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8500억원을 투자한 LS그룹은 올해 9500억원으로 투자규모를 높여 잡았지만 공식 발표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하는 올해는 투자규모가 결정되더라도 상당수 기업이 예년처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른 그룹의 발표가 어떻게 나는지 서로 눈치를 보다가 박 당선인이 취임하는 이달 25일 이전 투자규모를 확정·발표하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투자규모보다는 집행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당수 그룹이 목표치보다 더 적은 액수를 투자했다”며 “발표된 규모는 크더라도 올해 경영환경을 감안할 때 실제 집행되는 액수는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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