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담연 이혜순 디자이너 "전통 단절돼 한복 외면… 생활 속 경험치 늘려야"

입력 2013-02-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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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연 이혜순 디자이너
못의 연꽃을 보면 떠오르는 의상이 있다. 한복이다. 은은한 분홍빛이 하얀 순백색과 절묘하게 어울린다. 그 형태가 치마의 넉넉한 품을 연상시킨다. 이처럼 어여쁜 연꽃을 호로 사용하는 이가 있다. 담연 이혜순 디자이너다.

담연은 영화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 ‘왕의 남자’ ‘쌍화점’ 등의 의상을 만들었다. 한복 전문가인 그에게 한복에 대한 철학을 들었다.

요즘 사람들이 한복을 설에도 잘 입지 않는 것은“전통의 단절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우리 민족은 수십 년간 일제 강점 아래서 전통의 망각을 강요받았다. 그런 교육을 받은 세대들이 한복의 소중함과 의미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지 못했다.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복의 외면을 역사적인 관점으로 보는 것에서 한복에 대한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한복이 어엿한 전통으로 맥을 이어가려면 “명절을 비롯한 큰 행사에서 한복에 대한 경험치를 얻어야 한다. 한복에 노출되는 횟수와 시간이 증가하면서 거부감을 없애고 친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 경험을 온전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온종일 상담을 해서인지 담연은 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온전한 경험’을 말할 때는 눈동자에 광채가 빛났다. 그토록 강조한 ‘온전한 경험’은 낯선 용어였다.

담연은 “한복을 맞추는데 기성복을 구매하듯 하기보다 자신의 꼭 맞는 옷을 찾는데 주의해야 한다. 대충 입은 한복은 불편함과 어색함을 만든다. 보는 쪽에서도 마음이 편치가 않을 것이다. 그러한 경험이 한복에 대한 거부감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한복 착용의 일상화에 불편함을 지적하는 사람이 많은 데 대해 담연은 “생활환경과 습관 등 환경의 변화가 불편함을 만든다. 재래식 변기가 양변기로 대체됐고 계단의 높이도 점점 변화한다. 운전 또한 한복에 고려되지 않은 요소다”며 “한복 고유의 외형적 볼륨감을 지키면서 안감의 박음질이나 내부 디자인을 수정했다”고 답했다. 전통과 현대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설명이다.

담연은 ‘의상은 사람을 돋보이게 하려고 있는 것’이라는 지론을 폈다. 맞지 않는 옷깃의 미세한 길이 차이가 사람을 둔하고 어리숙하게 만든다고 한다. 섬세한 부분까지 완벽한 자기만의 옷을 찾아야 한복의 진정한 멋과 아름다움을 지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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