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도요타가 엔화 약세에 힘입어 5년 만에 최대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도요타는 5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오는 3월 마감하는 2012 회계연도 순이익 목표를 종전의 7800억 엔에서 8600억 엔(약 10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매출 전망은 종전의 21조3000억 엔에서 21조8000억 엔으로, 영업이익은 1조500억 엔에서 1조1500억 엔으로 각각 높였다.
목표 달성에 성공하면 도요타는 2012 회계연도에 매출이 전년보다 17% 늘고 영업이익과 순익은 두 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특히 순익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도요타는 이날 지난해 12월 마감한 회계 3분기에 999억 엔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3200억 엔을 기록했다. 순익은 전문가 예상치인 1430억 엔을 밑돌았으나 매출은 시장 전망인 5조2200억 엔을 웃돌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엔저를 유도한 것이 도요타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달러당 엔 가치는 지난해 11월 이후 14% 하락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총선 유세에서 일본은행(BOJ)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2%로 상향하고 무제한적인 유동성 공급 등 경기부양책을 약속했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 93.18엔으로 지난 201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스기모토 고이치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엔 약세로 일본 자동차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면서 “이는 렉서스 등 고급 브랜드의 판매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일본 자동차업체는 미국 시장 점유율을 최대 4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요타는 엔 가치가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도쿄증시에서 주가가 47% 올랐다.
도요타는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다시 복귀했다. 회사는 올해 자동차 판매가 991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엔저 등의 호재를 맞아 올해 적극적으로 글로벌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베스트셀러인 코롤라 신모델을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반면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은 엔저 역풍을 맞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지난 1월 도요타의 시장점유율은 13.6%로 2개월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는 점유율이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하며 지난달 4.2%로 2011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