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PC 업체인 레노버가 국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 공략에 나섰다. 모바일 기기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스마트TV까지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는 3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이동통신사와 레노버의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 스마트폰 출시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프리미엄 전략을 사용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인 ZTE나 화웨이와 달리 저가 전략을 쓰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모든 제품 라인업을 프리미엄으로 가져갈 것”이라며 “삼성전자·LG전자·애플 등과 같은 이통사 제휴 관계를 성립할 수 있을 때 까지 한국 시장 출시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한국 시장 전략은 핵심 우선순위를 태블릿PC로 잡았다. 이를 통해 먼저 이통사와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도 했다.
강 대표는 국내 스마트TV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세계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겨냥한 발언도 내뱉었다.
그는 “삼성전자는 TV를 만들다가 스마트TV를 만들었지만, 우리는 PC를 만들다가 스마트TV를 만들었다”며 “PC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가 만든 스마트TV는 차별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올해 안에 스마트TV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세계 1~2위 TV 회사가 있는 나라에서 외국 회사가 스마트TV를 내놓는 것은 새로운 도전인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유다.
이를 위해 레노버는 지난 2009년 이후부터 30~40년 뒤의 PC 시장을 내다본 ‘PC+ 전략’을 세웠다. 강 대표는 “앞으로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태블릿PC, 스마트TV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기기들은 PC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IBM의 PC 원천 기술을 가진 레노버가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도 성공할 여지가 높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일본·독일 등에서 현지 기업 인수를 통해, 현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펼친 레노버는 국내에서도 기업 인수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강 대표는 “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낮은 국가에서는 인수 전략을 펼친다. 한국은 아직 진행 중인 대상은 없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현재 레노버는 중국·일본·인도 등 34개 국가에서 PC 시장에서 두 자리수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스마트 커넥티드 기기를 포함한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는 삼성전자(21.8%), 애플(15.1%)에 이어 7%를 기록하며 3위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