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외환위기의 충격에 빠졌던 태국이 글로벌 환율전쟁을 벌이는 각국에 훈수를 뒀다.
태국의 키티랏 나라동 부총리는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에서 얻었던 가장 큰 교훈은 각국 중앙은행이 시장을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97년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장기적인 외환시장의 변동이라면 태국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바트는 이번 주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전망에 최근 상승세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키티랏 부총리의 발언은 외환시장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것으로 최근 일본 등 나라의 움직임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키티랏 부총리는 “경기부양이나 통화 가치 하락을 유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은 해외자금의 유입을 막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7년 태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고 바트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경기부양 목적과는 달리 해외 투자자들이 아시아 주식과 통화를 일제히 내다 팔면서 외환위기가 일어났다.
태국에서 시작된 외환위기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한국과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확산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등 아시아 각국이 큰 고통을 받았다.
태국 바트의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이 개입할 것이라는 전망에 키티랏 부총리는 “금리 인하정책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것”이라며 “통화 가치 하락을 유도하려고 시장에 맞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개입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