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임금상승 폭탄에 한국기업들 ‘울상’

입력 2013-01-2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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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최저임금 44% 인상… 공장 이전 등 자구책 마련 고심

인도네시아의 최저임금 폭등으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휘청이고 있다. 급한 대로 임금인상 유예신청을 통해 1년의 시간을 벌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최저임금 상승에 한국기업들 비상= 25일 코트라(KOTRA) 자카르타 무역관에 따르면 한국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Jakarta)는 올해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44% 오른 220만루피아(약 24만4000원)로 결정했다. 2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해선 70%나 올랐다. 수라바야(Surabaya), 베카시(Bekasi) 등 타 지역에서도 약 40~50% 인상되는 등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최저임금이 대폭 오른 상태다.

이에 저임금을 바라보고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한국 봉제, 신발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코트라에 따르면 현지 진출 한국기업 1800곳 중 봉제기업의 수는 전체의 22%에 해당하며 제조업종 중 가장 많다. 현재 세아상역, 한솔, 노블랜드 등 400여개의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는 최저임금 인상이 이대로 반영되면 약 50만여명을 고용하는 한국 봉제업체 및 협력업체에서 약 10만명 이상의 감원이 불가피하고 신발업종과 전자업종에서도 3만명, 1만명 수준의 감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 이장희 차장은 “특히 봉제, 신발업체 등 노동집약적 업종이 타격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저임금을 인도네시아의 투자매력으로 보고 진출한 기업들이 그야말로 ‘쇼크’에 빠진 셈”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이 38% 오른 수라바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코트라 수라바야 무역관 김군기 관장은 “자카르타보다는 심각하지 않지만 수라바야의 경우에도 한국기업들이 다른 기업이 올려주면 이에 맞춰 최소한으로 임금인상을 하려고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금인상 유예신청으로 ‘숨통’… 기업들 자구책 모색 골몰= 이 같은 임금인상 폭탄에 세아상역, 한솔 등 한국기업들은 최근 자카르타시를 상대로 임금인상 유예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인상 유예신청은 해당 기업이 노사합의를 거쳐 적정한 임금인상안을 제출하면 현지 지자체가 검토 후 1년 간 법적 최저임금 인상을 연기토록 해주는 제도다.

인도네시아 한인상의 송창근 수석부회장은 “우리 기업들의 대부분이 임금인상 유예신청을 내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약 80~90%는 승인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발등의 불은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스페이스, 나이키, 아디다스 등 다국적 기업에 납품하는 한국기업들의 경우엔 이마저도 쉽지 않다. 다국적 기업은 기업 이미지 때문에 납품기업들에게도 법적 최저임금을 적용하라고 강제한다. 이 경우 납품을 하는 한국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법적 최저임금을 따를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 한인봉제협회 배도윤 회장은 “바이어들과의 관계 때문에 유예신청을 못하는 기업들이 꽤 있다”면서 “다국적 기업에 비해 우리 기업들은 협상력이 낮아 사실상 종속관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예신청을 한 한국기업들도 발등의 불은 껐다지만 당장 1년 뒤가 문제다. 최저임금 유예신청은 그야말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지만 한국기업들로선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기업들은 공장 이전, 인력 재배치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지 봉제기업 P사 관계자는 “(유예신청으로) 일단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영 상) 불안요소가 많다”면서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낙후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투자 국가를 옮길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트라 이장희 차장은 “궁극적으로 봤을 때 임금상승분을 납품가격에 반영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이에 일부 기업들 사이에선 관리직 인력을 생산직으로 이동시켜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는 고육지책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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