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 "부가가치 기준 무역 개념"

입력 2013-01-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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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
최근 글로벌 아웃소싱은 매우 중요한 행위로 부각되고 있다. 가장 효율적인 생산지에서 부품을 생산하고 이를 수입하여 제품을 제조함으로써 생산비도 줄이고 좋은 제품을 값싸게 만들어 수출을 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이 전략이 가진 의미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이제 국제무역과 무역수지에 대한 접근도 새로운 흐름이 등장하고 있다. 바로 OECD와 WTO가 공동으로 제시한 부가가치 기준 무역개념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100 달러에 해당하는 상품을 수입한다고 하자. 이때 미국은 중국에 대해 100달러의 무역적자요인이 생긴다. 그런데 만일 중국이 이 100달러짜리 상품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 80불어치의 중간재를 해외로부터 수입하여 제조를 하는데 그중에 미국의 공헌도가 40달러에 해당한다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는 사실상 60달러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부가가치를 고려한 무역적자의 개념을 도입할 경우 현재의 무역수지적자와 흑자의 개념은 복잡해진다.

아이폰의 경우 미국이 중국에 위탁생산을 하여 연 19억 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하는데 실제로 이 아이폰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 전세계에서 수입한 부품이 사용되는데 이 중에서 미국의 부가가치 공헌도를 감안하면 미국의 대중적자는 7300만 달러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거의 균형수준인 것이다.

이처럼 부가가치를 감안한 무역의 개념을 구체화 시키는 경우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무역흑자와 적자의 개념이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을 함에 있어서 부품 내지는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약 40%에 달한다. 이는 OECD 국가중 4위 정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자원을 수입하여 가공함에 있어서 중요한 생산거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OECD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에 대한 수출이 통상적 방식으로는 전체의 27%이지만 부가가치 방식을 적용하면 19%로 줄어든다. 대중국 무역흑자는 2009년의 경우 통상적 방식으로는 570억 달러 정도를 기록하였으나 부가가치 방식을 적용하면 100억 달러 밖에 안된다. 우리나라 제품에 포함된 중국의 부가가치 공헌도가 엄청나다는 얘기가 된다.

거꾸로 대일본 무역수지의 경우 통상방식으로는 85억 달러 적자였으나 부가가치 방식으로는 3.6억 달러정도로 대폭 감소한다. 일본 제품 생산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부가가치 공헌도가 상당하다는 얘기가 된다. 즉 우리나라의 부가가치가 큰 중간재가 중국으로 수출되고 이 중간재를 가지고 만들어진 최종재가 일본에 가서 소비되므로 우리나라는 통상적 방식으로는 일본에 대해 적자를 내지만 우리의 공헌도를 감안하면 일본에 대해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면 일본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2위 수입국이 되며 호주도 우리나라의 주요수입국으로 부상을 하게 된다.

일본에 대한 만성적 적자를 고민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의 산업경쟁력이 증대되면서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는 여지를 만든 것은 대견한 일이다. 중국의 존재가 이러한 변화를 낳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중국이 주는 의미는 남다른 측면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제 중국이 내수중심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상황은 어려워진다. 수출기지로서의 중국이 전략을 수정하여 내수중심으로 가면 일본 등지에 수출되는 우리 제품의 양도 줄고 중국을 통한 부가가치 우회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중국의 내수를 공략하는 동시에 일본에 대한 새로운 침투전략이 수립되어야 할 상황이다. 수출은 아직도 우리의 주력분야이다. 동시에 당분간 이 전략을 대체할 발전전략이 단시일 내에 수립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를 상당 기간 지속시켜야 한다고 볼 때 보다 새로운 전략과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이에 대응한 새로운 방향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상황인 것이다.

마침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다양한 전략이 수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려가 면밀히 이루어져 우리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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