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 바닥에서 일군 값진 성공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3-01-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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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영
그녀는 최고의 톱스타였다. 그리고 그 누구도 넘볼 수 없을 만큼 굳건한 인기의 철옹성을 쌓았다. 하지만 그 인기의 왕국은 한순간에 무너졌고, 톱스타 자리에서 바닥으로 추락했다. 바로 백지영(37)이다.

백지영의 성공의 값진 의미는 그녀가 최고의 정점에서 바닥으로 추락해 절망하지 않고 다시 정상에 오른 과정에서 찾아야 한다. 죽음보다 더한 고통과 좌절에 굴복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에 선 백지영의 성공 신화는 실패를 하고 일어서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1999년 1집 ‘Sorrow’로 가요계에 데뷔해 ‘선택’ ‘부담’ 등이 차트 상위를 차지하며 단번에 가수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낸 백지영은 2000년 4월 두번째 앨범 ‘Rouge’를 발표하면서 그야말로 최고 가수로 우뚝 섰다. ‘Dash’로 단숨에 1위를 차지하며 가요계 정상에 선 것이다. 후속곡 ‘Sad Salsa’는 전국에 살사 열풍을 일으키며 백지영의 인기왕국을 구축해나가는 튼실한 기반이 됐다.

강렬한 퍼포먼스와 사람의 마음을 부여잡는 보이스 컬러, 뛰어난 가창력으로 백지영은 거칠 것 없이 순식간에 톱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인기의 최정상에서 가수로서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성관계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된 것이다. 전국이 ‘B양 비디오’ 이슈로 들끓었고, 사람들은 백지영에게 돌을 던졌다. ‘Dash’ 등으로 얻은 엄청난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2000년 11월 29일 연예기획사 아이스타 사무실에 수백명의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지영은 “사생활로 물의를 일으켜 청소년 팬과 부모님을 볼 면목이 없다. 비디오의 초반 장면은 인터뷰 연습을 하는 것이고, 후반부(성관계)는 찍는 것을 전혀 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백지영의 인기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사건의 파장이 얼마나 컸던지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백지영 사건을 특집으로 다루기까지 했다. 이후 백지영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과 인신 공격이 인터넷 등을 통해 쏟아졌다. 이후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하고 2001년 콘서트에 나섰지만 대중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방송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아니 방송에서 퇴출을 당한 것이다. 그리고 2003년 4월 12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백지영은 이 방송에서 “사건 이후 대중목욕탕에 갔을 때, 내가 탕에 들어가자마자 황급히 나가는 아줌마들을 보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당시 그녀의 좌절과 절망의 무게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때만 해도 가요계와 방송계에선 백지영의 가수 재기는 힘들 것이고, 가수 생명이 끝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백지영의 비디오 사건보다 약한 스캔들에도 스타의 상품성과 인기는 추락하고 연예계 은퇴라는 극단적인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지영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이겨내며 다시 일어섰다. 지속적으로 앨범을 내며 재기에 나섰지만 대중의 마음을 얻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2006년 5집 앨범 ‘Smile Again’으로 드디어 다시 웃을 수 있었다. 수록곡 ‘사랑 안해’가 대중적인 사랑을 얻으면서 다시 최고의 스타로 부상한 것이다. ‘Dash’ 이후 6년 만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총맞은 것처럼’ ‘내귀에 캔디’ 등을 연속 히트시키고,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OST ‘그 여자’ , ‘아이리스’의 OST ‘잊지 말아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기적 같은 성공을 일궈냈다. 무엇보다 비디오 사건 이전보다 더 진한 대중의 사랑을 이끌어낸 값진 성과도 올렸다. 죽음보다 더한 위기에 빠져 단순히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백지영의 성공의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다. 또 다른 성공 비결이 있다. 백지영의 성공은 뛰어난 실력과 완성도를 갖추면서도 대중의 트렌드를 이끄는 음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중의 동정만으로 재기에 성공할 수는 없다. 동정으로 대중의 눈길을 잠시 잡을 수 있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백지영은 가수로서의 뛰어난 실력과 대중의 눈과 귀를 잡을 확실한 음악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적지않은 스타들이 스캔들로 추락하고 재기에 몸부림을 치지만 실력이 부족하거나 작품 선택에 문제점을 노출시켜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1년 인기 최정상에서 마약 투여로 장기간의 휴지기를 가진 뒤 2007년 드라마 ‘소금인형’으로 복귀했지만, 뛰어난 연기력과 캐릭터 창출력을 보이지 못해 재기에 성공을 거두지 못한 황수정은 역설적으로 백지영의 성공 비결이 바로 위기 뒤 대중에게 보여준 뛰어나고 진화된 실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저한테는 (비디오 스캔들이)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고비나 고배를 마셔 본 사람이 나와서 노래를 불렀기 때문에 감정이 바로 전달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나보다 노래 잘하는 사람도 많고 훨씬 좋은 노래도 많지만 스캔들을 가지고 있는 백지영이 연륜이 묻어나게 좋은 곡을 소화했기에 대중들이 좋아해줬다고 생각합니다.”

백지영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재기에 성공한 이유를 설명한 말이다. 그녀는 이제 죽음보다 더한 고통과 좌절을 안겨준 비디오 파문을 자신의 삶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시선까지 갖게 됐다. 그리고 바닥에서 화려하게 재기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오늘도 무수한 아이돌 스타들 틈에서 백지영은 솔로가수로서 신곡 ‘싫다’로 당당히 인기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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