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를 꿈꾼다"… 학습지로 돌아간 윤석금 웅진홀딩스 회장

입력 2013-01-17 13:48 수정 2013-01-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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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투자·무모한 인재영입 실패 원인으로

서적 외판원에서 재계 31위의 그룹 경영자에 올랐던 윤석금<사진> 회장이 34년 전 초심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지주회사의 법정관리로 벼랑 끝에 몰린 웅진그룹이 해체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웅진홀딩스는 채권단과 기업회생을 위해 웅진씽크빅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는 데 합의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채권단으로부터 그룹의 캐시카우인 우량 계열사들에 대한 매각 요구가 지속돼 왔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신중히 검토해 왔다”며 “기업회생 방법에 있어 채권단과 시각 차이는 있지만 원만히 합의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양측이 합의한 회생 계획안에는 코웨이 매각 후 남아있던 주요 계열사 중 웅진씽크빅만 그대로 두고 웅진케미칼에 이어 웅진식품의 지분을 정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웅진케미칼 매각은 지난해 말부터 양측의 의견 조율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다.

이로써 웅진홀딩스는 우선 코웨이를 매각하면서 되사온 웅진케미칼의 지분 46.3%를 매물로 내놓게 된다. 매각주간사로는 우리투자증권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식음료 ‘아침햇살’로 유명한 웅진식품(비상장)의 경우에는 47.79%의 보유 지분을 전부 매각하게 된다.

다음달 20일 열리는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 계획안이 법원의 인가를 받으면 웅진그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그룹의 모태인 학습지 사업만 남게 되는 셈이다.

윤 회장은 1980년 웅진씽크빅의 전신인 웅진출판을 설립하면서 경영자의 길로 들어섰다. 10년 만에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윤 회장은 1989년 한국코웨이(현 코웨이)를 설립하며 정수기·비데 시장에서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후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교육·출판, 건설·레저, 금융, 식품, 태양광, 소재 부문에서 14개(코웨이 제외)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중견그룹으로 키웠다.

윤 회장의 실패 요인은 무리한 투자와 함께 무모한 인재 영입이 꼽힌다. 결정적으로 2007년 극동건설에 손을 댄 게 화근이었다. 론스타에게 6600억원을 주고 사들였지만 2배나 비싼 인수가에 업계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이후에도 태양광 사업에 1조원 이상을 쏟아부었고, 2010년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2800억원을 투입했지만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태양광, 건설업, 금융업 등 신규 사업들이 모두 실패했다.

특히 이 시기는 윤 회장이 외국계 컨설팅회사 출신의 젊은 인사들을 요직에 앉히고 크게 의존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때문에 윤 회장은 이번 사태를 만들어 낸 장본인이라는 수모를 겪게 됐다. 잘못된 경영 판단은 웅진그룹을 34년 전 회사로 되돌려놨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회생 계획안에 매각 내용이 빠졌더라도 웅진씽크빅을 어떻게 활용해서 기업회생에 성공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34년의 세월을 다시 돌리지는 못하겠지만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었던 윤 회장이 재기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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