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오브라만차’ ‘엘리자벳’ ‘닥터지바고’ ‘잭 더 리퍼’ ‘캐치 미 이프 유 캔’ ‘벽을 뚫는 남자’ ‘황태자 루돌프’ ‘리걸리 블론드’ ‘아이다’ ‘레미제라블’ 등은 이미 막을 내렸거나 아직까지 공연 중인 대작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위키드’와 ‘오페라의 유령’은 내한 공연팀이 공연했거나 진행 중이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등 공연 전용 극장이 늘어나면서 장기 공연이 가능해진 2012년은 본격적인 대형 뮤지컬의 대중화 원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에 따르면 뮤지컬 시장은 2012년 2495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약 350억원이 증가(16.6% 증가)했고 2010년보다 600억원 이상이 증가(32.7% 증가)했다. 연극이나 콘서트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것과 비교하면 뮤지컬의 성장세는 더욱 돋보인다. 인프라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콘텐츠가 증가했다. 때마침 환율 역시 하락하면서 내한 공연까지 용이해진 것이 대형 뮤지컬의 활성화 요인인 것으로 한콘진은 분석하고 있다.
뮤지컬의 이 같은 고속 성장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공연에 돌입했거나 올해 공연 예정인 작품만도 ‘시카고’ ‘맘마미아’ ‘레베카’ ‘오페라의 유령’ ‘자나돈트’ ‘두 도시 이야기’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지킬 앤 하이드’ ‘드림걸즈’ 등을 기획한 오디뮤지컬컴퍼니측은 “올 한 해 역시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대형 뮤지컬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뮤지컬의 성장과 비교해 연극의 성장세는 아쉬움이 남는다. 2011년 대비 40억 가까이 시장 규모가 늘어 1540억원(전년 대비 2.6% 증가) 정도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2010년 1600억원 규모였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최근 2~3년간 규모가 제자리 혹은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20대 관객이 전체 연령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60%이고 가족단위의 관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고속 성장하는 뮤지컬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크다.
2013년 공연계의 변수는 클래식이 쥐고 있다. 이스라엘 필하모닉을 이끄는 거장 주빈 메타의 공연이 5일과 6일 양일간 열린다. 2월에는 시카고 심포니를 이끄는 리카르도 무티의 첫 내한 공연이 있다. 네덜란드 출신의 거장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의 공연 역시 2월로 예정돼 있다. 뮌헨 필하모닉,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등도 차례로 뒤를 이을 예정이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은 정명훈이 이끄는 교향악단이다. 정명훈은 “프랑스 최고의 오케스트라”라고 자평할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하다.
베르디와 바그너 등 낭만주의의 두 거장이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인 만큼 유럽 본고장의 오케스트라들 역시 내한을 앞두고 있다. 2012년 클래식 공연은 3000억원(전년 대비 18.4% 증가) 이상의 규모를 기록하며 500억원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수준 높은 공연들이 방한을 앞두고 있어 얼마만큼의 성장세를 기록할 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