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그가 국민배우가 된 이유는?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3-01-04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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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 인기와 돈보다 연기와 영화를 사랑한 배우

▲사진 = 노진환 기자
김동호 전부산국제영화제위원장, 임권택 감독, 영화배우 강수연 등 영화계 인사들이 지난 12월24일 강원 강릉에 모였다. 안성기(61)의 50여년 영화인생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안성기영화박물관’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한 스타의 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선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제대로 된 영화 박물관조차 없는 상황에서 들려온 안성기의 박물관 건립 소식에 대해 대중은 일제히“너무 좋고 바람직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안성기는 관객과 대중이 부여하는‘국민 배우’라는 수식어의 진정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화제속에 기공식을 가진 박물관의 주인공이 된 안성기는 늘 그렇듯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요즘‘타워’를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는 안성기는 전 국민이 좋아하고 동료, 후배 연기자들이 최고 배우 그리고 닮고 싶은 롤모델로 꼽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공을 이뤘다.

‘진실게임’‘형사:Duelist’‘7광구’에서 함께 작업한 하지원은 안성기에 대해“나의 진정한 스승이다. 누구도 가르쳐 줄 수 없는 연기자의 태도와 덕목을 행동으로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고 스태프와 동료 연기자 배려에서부터 촬영장에 항상 먼저 도착해 촬영 준비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배우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최고 스승이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렇다면 안성기의 성공의 힘은 무엇일까. 우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 그리고 실패와 성공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일에 정진하는 자세, 배우로서 초인적인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실성 그리고 빼어난 연기력의 진화가 안성기를 ‘국민배우’의 최적의 적임자인 우리시대의 최고의 명배우 반열에 올려놓은 원동력이다.

5세 때인 1957년 영화 ‘황혼열차’아역배우로 연기에 입문해 아역 연기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다 휴지기를 가진 뒤 다시 1977년‘병사와 아가씨들’로 영화계에 복귀하고 1980년 ‘바람 불어 좋은날’로 관객들에게 성인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이후2013년 1월 현재 상영하고 있는‘타워’에 이르기까지 거의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1~5편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안성기는 지난 30여년 동안 쉼 없이 출연한 80여편의 영화를 통해 캐릭터에서부터 장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부분에 걸쳐 한국 영화의 질적 도약과 진화의 기폭제가 됐다.

안성기는 화려한 경력과 수입, 인기를 좋아하고 스크린 밖에서 살아나는 배우가 아닌 영화와 연기를 사랑하는 그리고 스크린 속에서 진정으로 살아나는 배우였기에 값진 성공을 이룬 것이다. 즉 자신이 하는 영화를 사랑하고 뜨거운 열정이 있었기에 성공을 했다. 지난해 전혀 예상치 못한 저예산 영화 한편이 엄청난 흥행을 했다. 바로 사법계 비리를 다룬 ‘부러진 화살’이다. 스타 연기자 한명 없고 예산의 한계로 영화적 완성도는 떨어지는 ‘부러진 화살’이 34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대흥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영화 출연료도 받지 않고 영화에 열정을 쏟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잘 살려낸 안성기 때문이다.

▲영화 '부러진 화살'
국민배우 이면서도‘부러진 화살’처럼 출연료를 받지 않거나 자신의 영화 출연료를 제작사에 제시하지 않고 주는 대로 받는 것에 대해 안성기는 “돈은 중요하다. 진짜 돈을 모아야겠다는 욕심이 없는 것 같다. 지금 행복하다. 영화로 인정받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작은 배역은 있어도 작은 배우는 없다”라는 말을 영화계에서 몸소 실천하는 배우다. 전 국민이 좋아하는 톱스타지만 주연뿐만 아니라 조연, 단역, 카메오에 이르기까지 배역 비중을 따지지 않고 최선을 다해 캐릭터에 진정성을 불어넣어 스크린 너머의 관객에게 캐릭터의 생명력과 감동을 선사한다. 여기에 영화의 흥행 등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연기에 정진하는 자세 역시 오늘의 안성기를 만들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작품 활동을 꾸준히 했다. 나는 승패란 관점으로 보면 패한 영화도 더 많다. 그러나 마치 일상처럼 연기를 계속 해 나가는 것은 배우에게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안성기의 영화에 대한 철저한 자세의 일면을 보여주는 말이다.

“일반인이 핸디캡이 있어 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이해를 하겠는데 배우가 성형수술을 안했으면 한다.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큰 연기다. 길게 평생 배우를 하려면 성형은 장애가 된다. 배우는 주름을 (인위적으로)지우면 안 된다. 그 주름 하나 하나가 감정을 표현해주기 때문이다”는 안성기의 말은 그가 얼마나 연기, 연기력에 대해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노력과 고민들이 우리시대의 최고의 연기력을 가진 안성기를 만든 것이다.

“지금도 자신 있게 청바지를 입으시는 안성기 선배님. 그 뒤태만 보면 아직도 청년의 기운이 느껴진다. 젊을 때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세 번은 꼭 운동을 하신다고 한다. 자기관리가 철저하신분이다”라는 하지원의 말은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해 50여년 동안 배우로, 스타로 대중의 곁을 지키면서 여전한 사랑을 받는 것은 자연인으로서 그리고 영화배우로서 초인같은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연예인이 신인에서 혹은 무명에서 스타로 비상하면 초심을 잃고 태도가 변하고 안하무인적 행태를 보이는 스타병에 걸리면서 대중의 비판을 받거나 바닥으로 추락하는 경우가 많지만 안성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지금 왕성하게 활동하는 선배님들이나 동료가 별로 없기에 늘 거의 후배들하고만 일을 했습니다. 내게는 어떤 사명감이 있습니다.‘쭉 버티자’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버틸지 몰라도 혼신의 힘을 다해 버틸 생각입니다. 배우가 그렇게 남아 있다 보면 후배들도, 연출자들도 나이가 들어서도 다들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정년이 연장되면 더 다양한 영화들이 나오리라 믿습니다”는 바람에서 조차 안성기의 한국영화에서의 값진 존재의미가 드러난다. 시대는 스타를 원하고 역사는 배우를 기억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안성기는 시대가 원하고 역사가 기억할 명배우다. 또한 안성기 존재자체가 후배 연기자들의 희망의 이정표 그것도 한국 영화에 큰 족적을 남기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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