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유진 산업부 기자 "새 시대 새 기업환경, 전경련도 변하라"

입력 2012-12-2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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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의 메카’ K스트리트. 미국의 모든 정책은 K스트리트에서 나온다는 소리가 있을 만큼 로비 회사들이 밀집한 곳이다. 이 때문에 구글,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은 일이 터졌다 하면 K스트리트로 달려간다. 한국 기업들도 K스트리트처럼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달려갈 곳이 필요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로비스트를 고용할 수 없는 법. 이에 기업들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창설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대변하기로 했다. 하지만 51년이 지난 지금 기업들은 손수 만들어 놓은 전경련을 외면하고 있다.

올해 들어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는 기업 회장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취임 당시인 지난해 3월만 해도 이건희 삼성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며 힘을 실어 줬다. 하지만 지난해 5월과 9월 회장단 회의 참석자는 13명과 11명으로 감소하더니 올해 마지막 회장단 회의인 11월 참석자는 8명까지 줄었다. 경제민주화로 인해 반(反)기업 정서가 높아지며 기업이 결집해 의견을 피력해야 할 때 회장단 회의 참석자가 줄었다는 것은 전경련의 위상이 떨어졌다는 방증이다.

전경련의 위상이 추락한 것은 본래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사회적 쇄신 여론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전경련은 반(反) 대기업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회원사별 로비 대상을 배정한 문건을 작성한 것이 드러나면서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이에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공생발전의 큰 틀에서 전경련의 새로운 역할과 모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문하며 전경련 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이제까지 전경련이 내놓은 개혁안은 마땅찮다.

이제는 전경련이 정말 쇄신할 때이다. 2013년은 새 정부가 들어서며 기업 환경이 바뀜에 따라 기업들의 대변인이 꼭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지난해 로비사태와 같은 구태적인 대응 방식을 버리고 시장경제체제 안착을 위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투명한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K스트리트처럼 기업들이 앞다투어 달려가는 곳이 될 수 있고 예전의 위상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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